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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조 실탄’ 확보 나선 SK
AI·반도체에 통 큰 베팅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l 12 2024 10:40 AM
1박2일 ‘끝장 토론’서 결정
SK그룹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AI와 반도체 분야로 그룹의 투자 방향키를 돌렸다.
SK그룹은 지난달 28, 29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여 명 등이 참석해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전략 방향에 뜻을 모았다고 30일 밝혔다.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도 처음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 회장이 28, 29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 회장은 우선 SK의 주력 분야인 에너지 설루션이 AI 못지않은 성장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SK그룹은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민 중인데 큰돈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다만 이외의 중복·부실 사업은 수익성을 따져 정리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그린·화학·바이오 사업 부문은 시장 변화와 기술 경쟁력 등을 면밀히 따져서 선택과 집중, 내실 경영을 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회의에서 계열사별 구체적 사업 재편 방안을 결정하지는 못했다.
CEO들은 전체 계열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조정하기로 하고 각 사 내부 절차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자회사 간 합병, 자산 매각 등 후속 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미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를 8,200억 원에 매각하기로 했고 SK㈜도 베트남 투자 지분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배터리 사업을 살리기 위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 SK온과 SK엔무브 간 합병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 만큼 이 같은 방안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다. 7월부터 구성원과 주주를 비롯한 이해관계자 설득 작업 등 후속 조치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중간보고 성격인 이천포럼(8월)에서 중장기 경쟁력과 직결된 경영 화두를 제시하고 10월 CEO 세미나에서 계열사별 구체적 실행 전략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출장 중인 최 회장은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 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SK가 2022년 투자 계획 발표 당시 그룹의 주요 사업을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로 잡았는데 이제는 ‘AC’(AI·반도체)로 방향 전환을 시작한다는 의미다. 2026년까지 80조 원을 확보해 AI, 반도체 등에 투자한다고 밝혔는데 구체적 재원 마련 방안은 알려지지 않았다.
SK그룹은 AI·반도체 투자로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필두로 한 AI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개인형 AI 비서(PAA)를 포함한 AI 서비스 등 AI 밸류체인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5년 동안 총 103조 원을 투자하는데 이 중 약 80%(82조 원)를 HBM에 쏟아붓는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5년 동안 3조4,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AI·반도체 밸류체인에 관련된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1일 자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반도체위원회’를 새로 두기로 했다. 위원장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맡는다. SK그룹 관계자는 “다가올 큰 기회에 대비해 성장의 밑거름을 충분히 확보하자는 것이 이번 회의의 결론”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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