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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동산에 위험대출 해준 韓 금융사들 타격"
헐값 자산매각...상황 악화에 혼비백산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
- Jul 30 2024 02:06 PM
【뉴욕】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온 한국 금융회사들이 상업용 부동산시장 침체 지속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0일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의 이지스자산운용은 뉴욕 타임스스퀘어 한복판에 있는 브로드웨이 1551번지 건물과 관련해 후순위 대출을 해줬다가 최근 관련 대출자산을 헐값에 처분했다.
LA 등지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거액을 투자해온 한국 금융회사들이 부동산시장 침체에 타격을 입고 있다. 뉴욕의 고층건물들. 연합뉴스
이지스운용 측은 블룸버그에 해당 건물의 투자와 관련해 회수한 자금이 원금의 30%에 못 미친다고 밝혔다.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은 로스앤젤레스 중심부의 고층 건물 가스컴퍼니타워와 관련해 변제 순서가 선순위 대출보다 낮은 메자닌(Mezzanine) 대출자로 참여했다가 건물주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진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도 뉴욕 맨해튼의 고층 사무실 건물인 '245 파크애비뉴' 빌딩의 인수 과정에 메자닌 대출자로 참여했다가 올해 초 해당 대출자산을 원금의 절반 가격에 처분했다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
맨해튼 미드타운 핵심 오피스지구에 위치한 이 건물은 미국의 대형 부동산 투자회사 SL 그린 리얼티와 보네이도 리얼티 트러스트가 매입을 주도했는데, 현대인베스트먼트가 낮은 변제 순위로 대출에 참여했다가 '원금 반토막' 손실을 본 것이다.
한국 금융사들의 미국 부동산 메자닌 투자를 자문해줬던 로펌 밀뱅크의 스펜서 박 변호사는 "한국 회사들은 시장 침체 시나리오에 충분히 대비하지 않은 채 이들 (메자닌) 대출을 해줬다"며 "시장 상황이 나빠지자 혼비백산하면서 투자금을 날리거나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작년 말 기준 57조6천억원으로, 이 가운데 북미가 34조8천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사가 투자한 단일 사업장(부동산) 35조1천억원 중 2조4,100억원(6.85%) 규모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한이익상실은 이자·원금 미지급 등 사유로 인해 채권자가 대출을 만기 전에 회수할 수 있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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