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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주년 윤하 “개복치 같은 사람은 될 수 있겠죠”
정규 7집 ‘그로우스 띠어리’ 발표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Sep 04 2024 11:08 AM
“데뷔 20주년이라니 너무 중견 가수 같으니까 두 번째 스무 살이라고 생각하려고요. 다시 한번 돌아가서 스무 살이 된다면 뭘 하고 싶을까 생각하니 많이 설레더라고요.”
2004년 일본에서 가수 활동을 시작하며 히트곡 ‘혜성’ ‘비밀번호 486’ 등으로 이름을 알린 가수 윤하가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2년여 전 발표한 노래 ‘사건의 지평선’이 역주행 신화를 쓰며 축포를 쏘아올린 덕에 올해 초엔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구 체조경기장)에서 대규모 단독 콘서트도 열었다.
2일 서울 중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윤하는 “‘사건의 지평선’이 (인기곡 차트) 100위 안에 들었을 때는 약간 우쭐하기도 했는데 순위가 막 올라가니 좀 무서웠다”면서 “내가 노력해서 얻은 성과가 아닌 것 같아 부채감과 부담이 컸고, 인기를 누리면서 몸값 올릴 게 아니라 어서 다음 일을 해야 할 듯한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윤하의 새 앨범이자 정규 7집인 ‘그로우스 띠어리(Growth Theory·앨범 재킷 사진)’는 ‘사건의 지평선’의 인기로 뜨겁게 달아오른 머리를 식히러 떠난 호주 여행에서 시작했다. “은하수를 보러 간 건데 염수를 먹고 자라는 맹그로브라는 나무가 신비롭게 느껴져 감정이입을 하기 시작했어요. 맹그로브 나무에게 인격을 부여하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하다 보니 내가 느끼는 것들이 무척 작게 느껴졌죠.”
프로듀싱까지 맡은 ‘Theory’ 3부작은 우주에서 시작해 2부에서 바다로 향한다. 타이틀 곡은 ‘태양물고기’. 개복치의 영문명인 ‘Sunfish’를 직역했다. 윤하는 “연약한 물고기인 줄 알았는데 수면에서 심해 800m까지 내려갈 만큼 서식 범위가 넓고 야광처럼 빛을 내기도 한다”며 “내가 하늘 같은 사람이 되진 못해도 ‘바다의 태양’ 같은 존재는 되고자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곡을 썼다”고 설명했다.
16세에 데뷔해 가수 겸 작곡가로 20년을 지내며 개복치처럼 부지런히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해주는 건 ‘호기심’이다. 새로운 음악 장르에 관심이 생기면 어떻게든 한 번씩 도전해 보고, 과학 분야도 전문가들의 이야기까지 찾아볼 정도로 마니아 수준이다. “중학교도 오디션 보느라 띄엄띄엄 다녔고 고등학교도 검정고시로 대신한 데다 대학에서도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어요. 음악 외엔 배우면서 즐겁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별로 없는데 과학은 하루 종일 봐도 재밌는 거예요. 탐구하는 게 제겐 노다지를 찾는 일이에요.”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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