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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혐의 유명가수 하가드 무죄 평결
배심원단, 고소인 주장은 사실조작 판단
- 김명규 발행인 (publisher@koreatimes.net)
- Oct 07 2024 02:34 PM
"단순히 하룻밤 즐기려고 했을 뿐"
[경고: 이 기사에는 성폭행 혐의의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됐으므로 일부 독자는 불쾌하게 느낄 수 있음.]
가수 제이콥 하가드(Jacob Hoggard)가 4일 배심원단으로부터 무죄 평결을 받았다.
팝밴드 헤들리(Hedley)의 프론트맨(싱어)이었던 하가드(40)는 2016년 호텔방에서 19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BC주 출신 가수 제이콥 하가드가 4일 온주 법원에서 성폭행 혐의에 대해 무죄 평결을 받았다. CP통신 자료사진
재판은 온타리오주 북부 도시 하일리버리(Haileybury) 법원에서 일주일간 계속됐다. 배심원단은 이날 검찰과 피의자, 양측 변호인들로부터 마지막 변론을 들은 후 심리를 시작했고 5시간 후 전원일치로 그의 무혐의를 결정했다. 그동안 배심원들은 사건이 검찰 주장대로 폭력적이고 굴욕적인 강간이었는지, 아니면 변호인 측이 주장한 ‘합의에 의한 하룻밤의 관계’였는지를 검토했다.
배심원단 대표가 법정에 들어와 결정을 알리자 로빈 트렘블레이(Robin Tremblay) 고등법원 판사는 “하가드씨, 배심원단 무죄평결에 따라 재판은 여기서 마무리됩니다"라고 선언했다. 배심원단과 판사가 법정을 떠나자마자 하가드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머리를 두 손으로 감쌌다. 눈물이 쏟아졌다. 그의 흐느끼는 소리는 방청석에서도 들렸다.
그러나 40세의 하가드는 이날 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다시 지긋지긋한 감옥으로 돌아갔다. 그는 2016년 토론토 호텔에서 또다른 여성을 성폭행, 5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기 때문이다. 법정 관례대로 신원공개가 금지된 여성 고소인은 2016년 6월 헤들리 콘서트 이후 커클랜드 레이크(Kirkland Lake)에서 열린 모닥불 파티에 참석했다. 하가드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여인은 그를 따라 그의 호텔방으로 들어갔다. 하가드는 그녀의 옷을 벗겼다. 여인이 반항하자 그녀의 얼굴을 때리고 목을 조른 후 침대에서 강간했다. 그후 그는 화장실에서 구토하고 샤워하려던 그녀에게 소변을 보았다고 여인은 증언했다. 그는 감정이 북받치는 증언을 통해 배심원단에게 4일간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하가드는 여인과 성관계를 가진 것은 인정했지만 그것은 합의된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그때 정말 좋은 시간을 가졌다”고 밝힌 그는 고소인의 구체적인 모든 주장을 부인했고 심지어 고소인이 자기 얼굴에 소변을 보았다고 진술했다. 두 사람은 욕조에서 구강 성교 중 그가 요청하자 여인은 자기 얼굴에 오줌을 누었다고 말했다.
검찰 측 변호사 피터 킨(Peter Keen)은 3일 최종 변론에서 고소인을 두둔, “고소인은 주변적 세부 사항에 대해 다소 모순적으로 설명했지만 성폭행의 핵심적인 내용을 증언할 때 그녀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매번 똑같이 반복했다"고 배심원들에게 말했다. 이것은 여인이 주장한대로 그가 항문성교를 시도했고 또 그녀 얼굴에 오줌을 누었다는 사실은 신빙성이 있다는 의미였다.
“고소인은 2.5일간 계속된 극심한 반대심문에도 불구, 한 번도 말을 바꾸거나 빼거나 또는 덧붙이지 않았다(그러므로 고소인은 진실을 말했고 법정은 이를 믿어야 한다는 뜻)”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하가드의 변호사 메건 사바드는 여인이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만들었다”고 변론했다. “고소인은 자기 남자친구를 속이고 하가드와 단지 하룻밤 즐기려고만 했던(“one-night stand”) 사람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에 대해 수치심과 후회를 느꼈다. 이래서 여인은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어서 “우리는 지금까지 하가드의 증언을 들었지 않은가. 그의 말에는 못 믿을만한 구석이 단 한 개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직하고 솔직했으며, 검찰 심문에서도 드러난 게 없었다.”
하가드 변호인단은 4일 “이번 사건은 정의를 실현했다”고 선언했다.“배심원단은 제시된 증거가 유죄 판결을 이끌어내기엔 너무 약하고 위험하다는 것을 인식했다. 그들의 성실함과 세심한 주의에 감사를 표한다.” 캐나다에서 유명한 가수 중 한 명이었던 하가드는 20년 전 유명 TV프로그램 ‘캐네다언 아이돌(idol)’에 출연한 뒤 특히 여성 팬들의 열광을 받던 팝록 밴드의 리더가 되었지만 현재는 토론토 남부 구치소에서 구금 상태에 있다.
음악 경력이 완파된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출신은 한 증언에서 “그저 하루하루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고 비참하게 말했다. 현재 27세인 여성 고소인은 하가드와의 만남을 눈물을 섞어 설명하면서 “그날 저녁은 유명한 가수와 시간을 보낸다는 생각에 들떠 있어서 장차 함께 공연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나는 그를 믿었다. 그러나 하가드가 호텔로 초대한 후 상황이 빠르게 악화했다.” “그는 나를 항문으로 삽입하려 했지만 실패하자 나를 앞으로 강간했다. 나는 틀에 갇힌 느낌이었다…나는 절대로 동의하지 않았다.”
하가드는 캠프파이어에서 고소인과 장난을 치며 전화번호를 교환한 후 성관계하자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호텔에 들어가서 기타 반주로 몇 곡을 불러주었다. 그후 키스를 나누었고 빠르게 성관계로 이어졌다고. 변호인 사바드가 물었다. “성관계는 합의했나요?” “네, 물론이었습니다.” 그는 확고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바드는 고소인이 경찰에게 말한 세부 사항들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앞뒤 논리가 안 맞는 사항을 반대 심문에서 지적했다. “당신이 좋아하는 밴드 리더와 원하고 기대했던 것은 그와의 원나잇 스탠드가 아니었던가” 하가드는 성관계 후 침대에 누워 음악과 자신의 경력, 그리고 그녀의 남자친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회상했다. “정말 좋았다고 기억해요” 하가드는 말했다. “그녀와 정말 편안한 느낌이었어요.”
검사는 하가드가 고소인에게 자기에게 오줌 누라고 했다는 것은 강압적인 성관계였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지만 사바드는 “비주류적 성적 관행을 가진 모든 사람을 모욕하는 불쾌한 질문”이라고 반대하자 검사는 오줌 문제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사바드는 하가드의 토론토 성폭행 사건에서도 그를 변호했다.
2022년 20대 초반이던 오타와 여성도 그가 자신을 때리고 목을 조르고, 자신을 돼지라고 불렀고 심지어 돼지의 꿀꿀 소리를 내면서 자신에게 소변을 보라고 요구했지만 자기는 거부했다고 증언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길리언 로버츠 고등법원 판사는 2022년 10월 그가 잔인한 폭력과 모욕을 동원했다고 판단, 그에게 5년형을 선고했다.
하일리버리 사건의 검찰은 토론토 사건의 피해자를 유사 사실 증인으로 증언시키려 했지만, 판사는 그 요청을 기각했다.
트렘블레이 판사는 고소인이 경찰에 신고하기 전 다른 여성에 대한 공격에 대해 CBC 방송 기사를 읽은 후 자신의 이야기를 무의식적으로 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가드는 지난 8월 온타리오 항소법원이 토론토 유죄 판결에 대한 그의 항소를 기각한 후 복역을 시작했으며, 현재 연방 최고법원(대법원)에 항소를 요청했다.
[이 기사는 여러 지역 영문기사를 종합, 발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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