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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문화·스포츠

‘서울동물영화제 홍보대사’ 배우 남보라

"'머털이' 입양하며 동물과 살아가는 법 배웠어요"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Oct 11 2024 09:04 AM

화성 번식장서 구조된 ‘머털이’ 잇몸 녹고 몸무게 고작 1.26kg ‘베테랑’에게도 쉽지 않은 양육 이젠 두려움도 줄고 활발해져 사람과 동물, 일방적 관계 아냐 상품처럼 생명 사고팔아선 안 돼 유기견 키우기 어렵단 인식 있지만 관심 갖고 노력 땐 잘 키울 수 있어


13남매의 ‘K장녀’라는 수식어로 잘 알려진 배우가 있다. 하지만 동물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번식장 구조견의 입양자, 유기견 임시보호 봉사자로 더 유명하다. 주인공은 최근 동물권행동 카라가 개최하는 제7회 서울동물영화제의 홍보대사(애니멀프렌즈)로 위촉된 남보라(3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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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남보라가 반려견 머털이 입양 100일을 맞아 기념 촬영을 한 모습. 남보라 제공

 

 

남보라는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위촉식 후 가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브리더(사육업자)를 다 일반화할 순 없다”면서도 “잔인하고 소름 끼치는 번식장의 가장 큰 문제는 동물을 생명이 아닌 상품으로 대하는 점에 있다”고 말했다.  

남보라는 어릴 때부터 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 메추리, 토끼를 사다 키웠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태어난 동물들은 오래 살지 못하고 금세 죽었다. 엄마와 전통시장에 가면 판매하는 강아지들을 사달라고 조르기도 했다. 그는 “예전에는 동물을 사는 게 일상적이었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동물을 사고파는 것의 문제를 알고 있다”며 “다만 여전히 수요가 있으니 번식장이 성행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오갈 곳 없는 동물들을 가족으로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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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남보라가 임시보호 당시 '사랑이'와 함께한 모습. 사랑이는 한 달 반 만에 새 가족을 만났다. 남보라 제공


남보라가 주 보호자가 된 건 성인이 된 이후 푸들 ‘똘이’를 입양하면서부터다. 그는 “지인이 똘이를 잠깐 집에 맡겼는데 더 이상 키우지 못한다고 해 입양하게 됐다”며 “그렇게 만난 똘이는 13년을 살다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했다.

이후에도 남보라 가족이 기르게 된 동물은 그들의 ‘선택’에 의한 게 아니었다. 두 번째로 기른 반려견 요크셔테리어 ‘댕댕이’ 역시 임시보호를 하기 위해 데려 왔지만 동생들이 키우자고 해 결국 가족으로 맞았다. 백내장, 슬개골 탈구, 피부병 등을 앓았던 댕댕이는 7년을 함께한 뒤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댕댕이의 죽음으로 허탈해하던 차 마당에 묶여 지내던 ‘사랑이’의 사연을 알게 됐다. 사랑이를 임시보호하면서 그 기록을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 남겼고, 한 달 반 만에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게 됐다. 남보라는 “워낙 동생들도 많고 동물을 좋아해서 동물과의 인연이 깊어진 것 같다”며 “육아도 베테랑, 개육아도 베테랑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우리 가족이 동물을 선택한 게 아니라 그들이 자연스럽게 우리 집에 오게 됐다”며 “그렇게 와준 거에 대한 고마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번식장 보며 분노, 구조견 입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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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남보라의 첫 번째 반려견 똘이(왼쪽부터)와 두 번째 반려견 댕댕이, 임시보호했던 사랑이. 남보라 제공


남보라가 동물보호 활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 계기는 지난해 9월 경기 화성시 대규모 번식장에서 개 1,400여 마리가 구조된 사건이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건을 접하고, 라이브 방송을 통해 현장을 본 뒤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 엄마개 배를 갈라 새끼를 꺼내고, 개 사체를 냉동고에 보관한 것으로 드러나 많은 이들의 분노를 샀다.

“너무 잔인하고, 소름 끼쳤어요. 돕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마침 미용실 선생님과 마음이 맞아 함께 봉사활동을 하러 갔어요. 구조된 개들의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면서 입양 홍보에 참여했습니다.”

이 사건은 남보라의 반려견 몰티즈 ‘머털이’의 입양으로 이어졌다. 그는 “처음부터 입양할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었는데 보호소에서 유독 머털이가 눈에 들어왔다”며 “워낙 인기가 많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양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개육아’ 베테랑인 그에게도 머털이를 기르는 게 처음부터 쉽진 않았다. 건강검진 결과 이빨 상태가 좋지 않고 잇몸이 녹아 내린 상태라 대부분의 이빨을 뽑아야 했다. 켄넬(이동장) 안에서만 3년을 살다 보니 산책도, 계단 오르내리기도 할 줄 몰랐다. 처음에는 아무 욕구도 없어 보였는데 이제는 겁 먹는 것도 줄었고, 간식을 들고 있으면 뺏어 가기도 할 정도로 변했다고 한다.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몸무게가 1.26㎏에 불과할 정도로 작고 연약해서 애지중지 돌봤어요. 가족이 워낙 많고 또 제가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직업이다 보니 집중해서 봐줄 수 있었고,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남보라는 “머털이에게 어디 가서 기죽지 말고 용기 있게 살아라.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말해준다”며 “조금만 일찍 구조됐으면,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랐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지만 남은 시간이 더 많으니, 이를 예쁘게 채우고 싶다”고 전했다.


사람과 반려동물, 서로 영향 주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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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서울동물영화제 홍보대사로 선정된 배우 남보라는 24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영화제 상영작 중 추천하고 싶은 영화로 '빌리와 몰리'를 꼽았다. 그는 "영상미가 화려한 데다 사람과 수달, 야생동물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류기찬 인턴기자

 

머털이의 입양은 남보라가 반려동물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전환점도 됐다. 그는 “동물은 사람이 돌보고 보호해야 하는 존재라고 여겼는데, 머털이가 살아가는 방식도 있을 것 같다”며 “보호자와 반려견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존재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유기동물이나 구조동물 입양을 고려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물었다. “유기동물 키우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관심을 갖고 노력하면 더 잘 키울 수 있어요. 그렇다고 책임감이 없어도 된다는 건 아닙니다. 머털이처럼 처음부터 가르쳐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를 각오하고 입양해야 합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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