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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대선 중립 선언, 트럼프-베이조스 유착 의혹”
진보 언론 ‘해리스 지지 포기’한 날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Oct 30 2024 10:03 AM
블루오리진·트럼프 만남 드러나며 소유주 베이조스 압력 의혹 짙어져 WP 구독취소·내부 비판 일파만파
미국 진보 성향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P)가 소유주 제프 베이조스의 압력으로 ‘대선 후보 비(非)지지’ 선언을 한 데 따른 후폭풍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언론사도 사설 등을 통해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는데, 1976년 대선 때부터(1988년 제외) 민주당을 지지해 온 WP의 이 같은 입장 공표는 대단히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다.
2019년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본사 건물에 사명이 적혀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특히 WP의 ‘선언’ 직후, 베이조스가 창립한 항공우주기업 ‘블루오리진’ 임원진이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난 사실이 드러나면서 트럼프의 ‘언론 길들이기’에 굴복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블루오리진’ 최고경영자(CEO)와 대관 담당 부사장은 지난 25일 트럼프와 미 텍사스주(州) 오스틴에서 만났다. 양측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회동은 WP 편집인 겸 CEO인 윌리엄 루이스가 ‘독자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WP는 이번 대선부터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고 NYT는 전했다.
WP의 ‘대선 후보 지지 표명 관행 중단’ 선언은 미국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신문사 구성원들 간 합의가 아니라, 소유주인 베이조스가 밀어붙인 결정으로 드러나고 있어서다. WP 내부에서는 이미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사설 초안까지 완성돼 있었는데, 베이조스가 게재를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당선을 예측하고 줄을 선 것’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아마존과 블루오리진의 창립자 베이조스가 자신의 사업을 위해 언론 자유를 침해했다는 해석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추가 공개된 ‘블루오리진 임원-트럼프’ 회동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이번 결정에 반발해 사임한 로버트 케이건 전 WP 총괄편집인은 “트럼프는 베이조스가 약속을 지키도록 기다렸다가 블루오리진 측을 만났다”며 “둘 사이에 ‘거래’가 있었음을 말해 준다”고 비난했다.
파문은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WP 편집장을 지낸 마틴 배런은 “비겁한 짓이고, 민주주의는 희생양이 됐다”고 분노했다. ‘워터게이트 특종’으로 유명한 WP 기자 밥 우드워드, 칼 번스틴도 “트럼프가 민주주의에 가하는 위협에 대한 압도적 증거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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