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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 거부하면 퇴보와 낙후
토론토생태희망연대 칼럼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Nov 04 2024 01:28 PM
나홀로 화석연료 의존 강화하는 온주
세계적 흐름과 거꾸로 가는 집단은 역사적으로 늘 존재했다. 미래를 내다보지 않고 현재에 안주하거나 과거의 것을 지키려는 보수적인 생각이 지배할 때 그랬다. 세계적인 석학 유발 하라리의 밀리언 셀러 책 ‘사피엔스’는 동양이 서양에 뒤쳐진 결정적 원인이 바로 그 ‘과거’를 소중히 여기는 생각 탓이라고 분석했다. 서양이 동양을 앞서게 한 발단은 ‘우리는 가장 중요한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모른다’는 무지를 인정하는 발견이라는 것이다. 중세까지는 중요한 질문에 대한 모든 해답은 과거에 있고 과거에 없었던 답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거미가 집을 짓는 방법은 과거문헌에도 없고 그러니 중요하지 않은 것이 된다. 그래서 종교적 경전이나 과거의 성인, 현자는 늘 연구의 대상이었지만 미래는 현재보다 나쁘거나 비슷할 것으로 생각해 성경, 불경, 코란, 유교 경전 등 고대의 문헌과 전통을 중요시 했었다.
토론토 호변의 화석연료 발전소 증설을 반대하는 지역주민 단체(TERRE). 인스타 캡처
거창하게 사피엔스라는 책의 일부를 풀어본 것은 동양이 세계적 흐름, 미래를 보는 대신 과거에 몰입해 있었던 실수를 현재 온타리오 정부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변화는 계절의 변화보다 빠르게 느껴지는데 여전히 온타리오주는 과거의 발전시설인 원전과 천연가스 발전을 더욱 늘리고 있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거의 찾을 수가 없다.
지난해 온타리오는 개스와 오일로 만든 전기가 12.8%나 됐다. 2022년(10.4%)보다 늘었다. 풍력은 9.4%에서 8.2%로 줄었다. 태양광은 1% 이내라 의미가 없다. 방사능 오염 배출 발전인 원전이 53%이나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를 보자. 전 세계는 재생에너지 건설 광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는 전 세계 신규 설비의 91%가 재생에너지 분야였다. 2022년의 83%보다 증가했다. 그 중 태양광이 약 3/4이다.
그러니 온타리오주는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정부다. 재생에너지 자원은 온타리오가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뒤지지 않는다. 드넓은 평원이 펼쳐져 있어 태양광 발전소를 짓기에 안성맞춤이다. 농토 가운데 토질이 나빠 농사가 잘 되지 않는 클래스3~7의 토지가 전체의 절반 가까이 된다. 태양광 패널을 이런 곳에 얼마든지 깔 수 있다. 그보다 좋은 것은 풍력발전타워다. 풍력발전은 바다처럼 넓은 개활지나 높은 산, 언덕이 좋은 입지다. 다행히 온타리오의 전력수요는 대부분 온타리오 호수 연안에 몰려있다. 호수변은 평균 풍속이 바다에 버금간다. 토론토 센터 아일랜드 앞의 평균 풍속은 초속 7m(고도 100미터) 전후로 보스턴 앞바다의 8미터와 큰 차이가 없다(global wind atlas). 충분히 경제성을 갖고도 남는다. 그래도 아쉬우면 브루스 원전 근처나 피커링, 달링턴 원전 앞 호수에 풍력단지를 세워도 된다. 이미 송전망도 잘 갖춰져 있다. 새로운 원전을 추가할 필요가 없다.
토론토의 아름다운 호숫가 체리비치 동쪽에는 포틀랜드 가스 발전소가 있다. 이 발전소는 토론토 정치인과 시민들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2029년 폐쇄를 목표로 2009년에 가동을 시작해 ‘호숫가의 실수’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2022년만 해도 이 발전소는 자동차 13만 3,000대 분량의 온실가스(GHG)를 배출했고 정부는 550메가와트 규모에서 약 10%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주정부 산하 공기업인 온타리오 전력(OPG)의 자회사인 아투라 파워가 소유한 이 발전소는 온주 총리 덕 포드가 재임한 지난 5년간 무려 550%나 더 많은 탄소를 배출했다. 당초 긴급 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으나 이제는 거의 기저부하 공급용처럼 가동이 늘어났고 또 추가할 예정이다. 그 동안 상업용 신규 태양광과 풍력 발전시설은 단 한 건도 추가되지 않았다.
발전시설 건설과 운용은 주정부의 관할이지만 탄소배출은 연방정부의 관할이다. 연방은 탄소배출 증가를 규제함으로 신규 가스 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기존 탄소배출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
이번주 토요일 낮 12시~2시에는 이런 세계 추세와 거꾸로 가는 주정부의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예정돼 있다(Kew Gardens, 2075 Queen Street East, Toronto). TERRE(terrecoalition.ca/)가 주최하는 이번 시위에는 토론토의 한인단체(HNET)를 포함해 10여개 기후환경단체가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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