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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밤, 서이삭의 명품 캐롤
한인합창단 45주년 공연..."역시 달랐다"
- 이로사 편집위원 (gm@koreatimes.net)
- Dec 23 2024 04:22 PM
품격 높았던 연주에 찬사
함박눈이 내리던 지난 20일 밤, 주변에 우아한 주택들이 자리한 그레이스 처치(Grace Church on-the-hill, 300 Lonsdale Rd. Toronto)에서 품격 높은 크리스마스 캐롤송이 울려퍼졌다.

서이삭(앞줄 가운데)씨의 지휘로 연주회를 마친 토론토한인합창단과 서한오케스트라. 사진 한인합창단
작년 11월 김훈모 박사(지휘)의 은퇴공연에 이어, 올해는 창단 45주년을 맞아 서이삭(피아니스트)씨의 지휘로 토론토한인합창단(단장 최은규)과 서한오케스트라(단장 최준수사무엘)가 ‘크리스마스 노엘 콘서트’를 협연했다.
성탄 분위기를 더해주는 눈 내리는 밤, 고즈넉한 예배당에서 열린 음악회는 관중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경쾌한 캐롤 ‘북치는 소년 Little Drummer Boy’이 첫 곡으로 연주되면서 관중들은 이번 공연의 톤이 다름을 알아챘다.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자는 성탄의 기쁨을 낮고 여린 톤으로 고요한 환희의 세계로 인도했다.

소프라노 메리 페라리(Mary J. Ferrari)씨가 한인합창단과 함께 캐롤송을 부르고 있다. 사진 한인합창단
이번 연주에서 솔로로 빛을 발한 메리 페라리(Mary J. Ferrari)씨는 이탈리아인과 결혼한 한인으로 뉴욕 맨해튼 음악대학 출신이다. 페라리씨는 1부에서 가브리엘 포레와 푸치니 곡을, 2부에서는 칼 젠킨스(Karl Jenkins)의 성탄모음곡을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음색으로 합창단과 호흡을 맞췄다. 벨칸토 기법을 훌륭하게 소화하는 페라리씨는 이탈리아·한국·캐나다에서 자주 공연하며, 요크의 오페라 벨칸토 프로덕션에 정기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김영건(왼쪽)씨와 서이삭씨가 '네 손을 위한 듀오'를 연주했다. 피아노 1대 앞에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네 손으로 건반을 눌렀다. 사진 한인합창단
2부 첫곡으로 피아니스트 김영건(토론토대학교 교수)씨와 서이삭씨가 듀오(Duo·One Piano Four Hands) 연주를 했다.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개구장이들의 성탄 이브 정경을 표현한 곡과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K.381)'를 만년 소년같은 두 피아니스트는 재치있고 익살스럽게 연주해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번 연주회를 위해 38명의 남녀합창단은 서 지휘자의 지도로 지난 9월부터 3개월가량 연습했다. 신입단원들도 눈에 띄었다. 서 지휘자는 “최대한 성탄이 가까운 날을 택하여 한인커뮤니티의 많은 분들과 성탄의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며 “단원들이 연세가 높은 편인데도, 너무 밀어붙이듯 강행군을 한 것이 죄송스럽다”고 아쉬운 마음도 전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음악회를 찾은 관중들은 “역시 누가 리더가 되느냐에 따라 이렇게 음악이 달라진다”며 합창단원들과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노고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편 연장자들을 위해서는 성탄콘서트를 낮시간에 하는 걸 추천하는 원로들도 있었다.
이번 성탄 연주회는 색깔로 표현하자면, 부드러운 뉴트럴 컬러(Neutral color)로 연상된다. 원색의 호화로움이 아니라 깊고 부드러우면서도 여유로움이 넘치는 콘서트였다는 평이다.
토론토한인합창단은 1979년 박재훈 박사(작곡가)에 의해 자선단체로 창단되었으며, 2022년부터 피아니스트 서이삭씨가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공연은 크리스마스 절기와 봄, 연간 2회 개최한다.

음악회가 끝나고 메인 연주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피아노 반주 오수정씨, 소프라노 메리 페라리씨, 지휘자 서이삭씨, 소프라노 제시카 뤼블린스키씨. 사진 한인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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