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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시리, 도청 의혹 9,500만불 합의
광고 목적 데이터 활용 논란
- 임세민 기자 (press3@koreatimes.net)
- Jan 13 2025 01:01 PM
애플이 가상 비서 시리를 통해 사용자의 대화를 비밀리에 도청했다는 의혹으로 소송을 당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9,500만 달러를 지급하는 합의안을 마련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애플이 시리 도청 의혹으로 소송을 당해 9,500만 달러를 지급하는 합의안을 마련했다. 언스플래쉬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에 제출된 합의안에 따르면, 애플은 10년 이상 시리가 장착된 아이폰과 기타 기기를 통해 사용자의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소송은 지난 5년간 이어졌으며, 사용자들이 "헤이 시리"라는 명령어로 가상 비서를 활성화하지 않았음에도 기기가 대화를 녹음했다는 의혹에 기반하고 있다. 특히 녹음된 대화 중 일부는 광고 목적으로 활용되었으며, 이를 통해 소비자의 관심사에 맞춘 상품과 서비스가 광고주와 공유되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애플이 고객 개인정보 보호를 강조하며 쌓아온 기업 이미지와 이러한 의혹은 상반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CEO 팀 쿡 (Tim Cook)은 개인정보 보호를 "근본적인 인권"으로 표현하며 이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애플의 정책에 대한 신뢰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되었다.
애플은 이번 합의에서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합의안이 최종적으로 유효하려면 연방지방법원 판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법원 심리는 2025년 2월 14일 오클랜드에서 열릴 예정이다. 합의가 승인되면 2014년 9월 17일부터 2023년 말까지 애플 기기를 소유한 수천만 명의 소비자들이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보상금은 기기 한 대당 최대 20달러로 책정되었으며, 최대 5개의 기기에 한해 지급된다. 다만, 청구 규모에 따라 지급 금액은 변동될 수 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소비자 중 약 3~5%만이 실제로 청구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의금 9,500만 달러 중 약 2,960만 달러는 소송을 진행한 변호사들의 수수료와 기타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는 애플이 2014년 이후 벌어들인 약 7,050억 달러의 이익과 비교하면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변호인단은 애플이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본격적인 법정 공방을 벌였다면 약 15억 달러를 지급해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플이 개인정보 보호를 기업 운영의 핵심으로 내세운 만큼, 이번 사건은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광고주와의 데이터 공유 의혹은 소비자들의 불신을 심화시켰으며, 이는 애플의 비즈니스 모델과 개인정보 보호 전략에 대한 새로운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합의는 법원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는 향후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기업 책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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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민 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