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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업체가 발부한 주차위반 티켓
"벌금 안내면 컬렉션센터로" 엄포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Jan 24 2025 03:03 PM
전문가 "강제성 없다"
토론토 피어슨공항 주변의 셔틀버스(공항까지만 오가는 버스) 운행업체는 공항 인근에 주정차한 차량의 번호판을 사진촬영, 소유주의 주소를 알아내고 주차위반 티켓을 우편으로 보낸다.
이 업체가 발부하는 티켓(통지서)은 '벌금을 기한 안에 내지 않으면 채권추심 기관(컬렉션 에이전시)에 넘긴다. 동시에 개인 신용점수도 깎인다'라는 위협적인 문구를 게재했다. 티켓의 종이 질, 글씨체나 디자인이 정부 티켓과 비슷, 일반인들이 구별하기 쉽지 않다.
최근 한인이 받은 주차위반 벌금청구서. 공항 셔틀버스 운행업체가 발부한 것으로, 정부기관이 발부한 티켓과 비슷하디.
이같은 티켓을 받은 한인 중 여러 명이 '채권추심 기관의 강제 집행'과 '신용점수 하락' 등을 우려해 결국 납부했다.
지난 연말 쏜힐 거주 박모(52)씨는 토론토 피어슨공항에서 주차위반 티켓을 받았다. 차량 공유 서비스업자인 박씨는 "공항 주변 골목에 임시정차했다. 길게도 아니고 단 10분 정도였다. 현장에서는 아무 일 없었는데 며칠 뒤 벌금 티켓이 집으로 배달됐다”면서 "당시 정체 모를 차가 내 차의 번호판을 사진 찍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그가 공개한 청구서는 ‘InOO’라는 셔틀버스 운행업체가 발행했으며 벌금 미납 경고문이 있었다. 박씨는 더 이상 들여다보지 않고 벌금 86달러를 내버렸다. 더 이상 기분 상하지 말자는 생각에서였다.
여성운전사 차모(미시사가·61)씨도 비슷한 일을 당했다.
"연말 공항 인근에서 한국서 오는 손님을 기다리다가 주차 티켓을 우편으로 받았다. 나는 운전자가 타고 있으니 잠시는 괜찮은 줄 알았다"며 "항의하려고 기록된 전화번호로 전화했으나 통화중 신호음만 계속 나왔다. 항의를 포기하고 110 달러를 지불하고 말았다."
영어가 서툴고 경찰고발 등 말썽이 없을 듯한 이민자 약점을 악용하는 민간업체들의 소행이었다.
이런 피해 사실들을 본보에 알려준 C(44)씨는 "2019년 10월 가족 픽업을 위해 피어슨공항에 갔다가 주차 티켓을 우편으로 받았다"며 "발부한 곳이 경찰이 아닌 일반 업체여서 의심이 들어 벌금을 내지 않았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도, 신용점수에도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경찰·시청 등)가 발부한 위반 티켓의 벌금을 기한 안에 내지 않으면 수수료가 가산돼 온주 교통부 기록에 남는다. 차를 팔거나 교환할 때까지 미납액이 있으면 온타리오서비스(Ontario Service)는 명의 이전을 불허한다. 신용점수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공영방송 CBC는 2016년 이 문제를 크게 보도했다. 북미의 초대형 소셜 뉴스 사이트(SNS) 레딧(Reddit)에도 민간업체를 비난, 고발하는 댓글이 수십 개 달렸다.
최근 토론토 윤모(47)씨는 이런 경험을 당했다고 밝혔다.
"몇년 전 과속으로 달리다가 티켓을 받았다. 내 잘못이었다. 그런데 그후 티켓을 잃어버렸고 그런 사실도 잊어서 벌금을 안냈는데 한참 뒤 부동산을 계약할 때 해당 벌금이 컬렉션센터로 넘어가 내 신용점수까지 깎인 것을 알았다. 예상치 못한 신용하락으로 은행 모기지를 거부당해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교통위반 티켓값 아끼다가 몇십 배 큰 손해를 볼 뻔한 사례다. (조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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