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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칼럼(76) 은퇴를 위한 '역발상', 역모기지
김태완 모기지 칼럼(76)
- 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 Feb 10 2025 10:21 AM
‘은퇴!’, 수십년을 쉬지 않고 달려왔던 생업전선에서 벗어나 편안한 노후의 삶이 기대되는 순간, 바야흐로 진정한 ‘제2의 인생’이 시작되는 시점입니다.
일에 파묻혀 그동안 즐기지 못했던 여행, 운동, 취미생활 그리고 가족과의 시간 보내기 등을 원하지만 현실은 대부분 그렇지 못합니다. 그동안 모기지를 몇 차례 갱신하면서 원금과 이자를 갚아왔지만 여전히 모기지 잔금이 남아있고, 자녀 결혼을 위해 빌린 신용 대출과 일상생활을 영위하며 누적된 카드빚도 있기 때문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캐나다 의 55세 이상 중 34%는 여전히 모기지 빚이 있고, 50%이상은 카드 및 개인 부채 등 다른 형태의 빚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은퇴 후 인컴은 눈에 띄게 줄었고 CPP, OAS/GIS 그리고 RRSP일부를 인출해서 생활하고 있지만, 여기에서 나오는 돈으로는 그날 그날의 삶에 집중할 수 있을 뿐입니다. 여유로운 은퇴의 삶을 즐기기는 커녕 말로만 듣던 ‘노인빈곤’의 삶을 사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앞섭니다.
언스플래쉬
OECD 노인빈곤율은 2020년기준 14.2%입니다. 100명중 14명 정도가 중위권 평균 소득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소득으로 생활한다는 의미입니다. 모국인 한국은 노인들의 경제활동 참여도가 OECD 국가중 최고(38%)임에도 불구하고 빈곤율이 40%를 넘어 압도적인 1등을 달리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캐나다는 한국이나 전세계 평균 수준보다는 훨씬 나아서 2022년 기준 6.0%이지만, 2018년 3.5% 이후 점차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다행인 것은 대부분의 시니어들은 평생 벌어 장만한 주택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족들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집을 팔지 않고도 이 자산의 가치를 잘 활용해서 은퇴자의 삶에 융통성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역모기지(Reverse Mortgage)’ 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역모기지는 최근 매년 28%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베이비 부머들이 본격적으로 은퇴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은퇴자수가 급증하고, 높아진 기대수명으로 가속화된 고령화, 높아진 가계부채 등이 그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 칼럼을 통해 여러번 강조드렸지만, 역모기지는 여러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인컴에 대한 심사없이 모기지를 받을 수 있으며, 정기적인 모기지 납부가 필요 없습니다. 소위 ‘모기지 졸업’을 통해 생긴 여윳돈으로 보다 안정적이고 평안한 은퇴생활을 열어줍니다. 그리고 캐나다 정부가 지원해 주는 시니어 보조금(OAS, GIS 등) 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역사가 그랬듯이, 집값이 지속적으로 올라간다는 가정하에서는, 이자율이 하락하는 경우에는 내 지분이 오히려 상승할 수도 있고, 반대로 이자율이 상승하는국면이라도 집에 대한 내 지분율 하락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역모기지로 대출 받은 돈은 그 사용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는 점입니다. 빚청산, 여행, 건강관리 등 어떤 용도로도 사용가능할뿐아니라 투자 목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지모를 막연한 불안이 선뜻 ‘역모기지’에 대한 선택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특히, 한인 시니어분들이 가진 불안감은 상대적으로 좀더 강한데, 대체로 집값보다 더 큰 부채를 져서 결국은 집을 은행에 빼앗겨서 자식에게 물려줄 재산이 사라진다, 이자율과 모기지 신청비용이 비싸다는 등의 문제가 거론됩니다.(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김태완의 모기지 칼럼(71)- 역모기지에 대한 우려와 실상>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불안은 역모기지가 무엇인지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거나 일부 오해에서 비롯된 것 들이 많은데, 우선 ‘역모기지는 안전한 상품인가?’에 대한 의문이 큽니다. 현재 캐나다에서 역모기지를 취급 가능한 은행은 2개인데, Home Equity Bank와 Equitable Bank 입니다. 두 은행 모두 연방정부의 엄격한 규제를 받는 “스케쥴1” 에 해당하는 안전한 은행들 입니다.
가장 큰 우려사항으로 취급되는, 은행에 집을 빼앗길 염려는 실상보다 부풀려져 있습니다. 일반모기지와 달라 정기적인 모기지 납부가 없으므로, 기본적으로 지불불이행이 있을 수 없고 이로 인한 주택몰수도 흔치 않은 일입니다. 적정한 집관리 및 재산세와 보험료를 연체없이 내는한 은행은 집을 강제적으로 매각할 수 없으므로, 집을 보유하며 계속 살 수 있습니다.
실제로, Equitable Bank가 경쟁자로 시장에 진입한 2016년 이전까지 독점적으로 역모기지를 제공했던 Heme Equity Bank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 30여년간 99%의 고객 들이 역모기지 상환 시에 집에 자신의 지분이 남아 있었고, 평균 지분은 60%를 유지 했다”고 합니다.
역모기지에 대한 규제 중에는 집값보다 많은 빚을 질 수 없게 정부가 보장하는 장치(No Negative Equity Guarantee)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역모기지에 대한 상환이 필요할 때, 만에 하나 집값이 역모기지로 인한 부채보다 낮은 경우라도 나머지 차액은 은행이 감수하게 됩니다.
막연한 불안감을 제공하는 또 하나의 원인은 미국과 인접한 캐나다의 역모기지를 미국 것과 혼동함에 따른 오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역모기지 적격 나이(캐나다: 55세/미국: 62~65), 대출 최대금액(캐나다: 집가격의 55%, 미국: $625K) 그리고 가장 오해가 큰 부분은 대출금액에 대한 세금 부과여부인데, 대출방식에 따라 일부 세금을 부과하는 미국과 달리 캐나다는 세금이 없습니다.
아름다운 은퇴 생활의 시작! 안정적인 노후 사전대책이 필수적이겠지만, 은퇴후 재정적인 불안정성이 우려된다면 이제는 역모기지에 대해 재평가를 해야 할 시간입니다. 비싼 집을 그저 보유하는데 그치면서, 일종의 ‘하우스 푸어’로 궁핍하게 살 것인가? 아니면 “내 자산의 활용도를 최대로 끌어올리겠다”는 ‘역발상’으로 역모기지를 은퇴계획에 포함시킬 것인가?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김태완 | JP Mortgage Servi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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