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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문화·스포츠

콘서트는 고척돔·체조경기장?

영종도에 ‘공연 성지’ 새로 떴다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Mar 09 2025 07:52 PM

인스파이어 아레나 개장 1년 음향확산·흡음 등 고려한 건축 1층 가변좌석, 무대 변형 자유로워 무대서 3층 끝까지 거리 70m 불과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지 않으세요?”

지난달 18일 인천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 텅 빈 공연장에 미국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의 대표곡 배드 가이(bad guy)가 울려 퍼졌다. 쿵쿵거리는 저음 비트가 주는 진동이 객석에서 그대로 느껴졌다. 커다란 망치가 실내 공연장 바닥을 두들기는 듯했다. 이어폰에선 전혀 느껴보지 못한 감각. 이곳 운영을 총괄하는 장현기 GM(제너럴 매니저)은 “100헤르츠(GHz) 이하 저음은 이어폰으로 구현하기 어렵다”며 “일반 공연장도 음악 소리만 크게 들릴 뿐”이라고 했다. 반면 음향 확산, 흡음, 반사 등을 모두 고려해 건축 음향을 설계한 이곳에선 초(超)저음부터 고음까지 모든 음역대 소리를 또렷하게 들을 수 있다. 이승철·이승환 같은 베테랑 가수들도 음향 시설을 극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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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 모습. 인스파이어 제공

 

인스파이어는 2023년 11월 영종도에 문을 연 복합 리조트다. 5성급 호텔 객실 1,270여 개와 카지노·연회장·쇼핑몰 등이 모여 있다. 이 중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1만5,000석 규모의 국내 최초 다목적 실내 공연장이다. 과거 가수 공연은 주로 서울 케이스포돔(옛 올림픽체조경기장), 고척 스카이돔(야구장) 등에서 진행됐다. 체육 시설이다 보니 음향, 무대 환경에서 제약이 많았다. 세계적 팝스타들이 아시아 투어에서 한국을 빼놓는 ‘코리아 패싱’ 문제가 벌어질 정도였다. 이처럼 공연 불모지로 꼽히는 한국에서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처음 전문 공연장 타이틀을 달고 오픈한 것.

개장하고 1년이 지난 지금,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공연 성지(聖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4년 한 해 그룹 빅뱅 멤버 태양 같은 K팝 가수는 물론 마룬5, 린킨파크, 웨스트라이프 등 해외 팝스타 공연이 줄줄이 이곳에서 열렸을 정도다. 서울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영종도의 공연장이 대중음악의 메카가 된 비결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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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공연한 아티스트들의 친필 사인이 있는 '월 오브 페임(Wall of fame)' 사진. 그림은 그룹 빅뱅 멤버인 태양과 지드래곤이 그렸다고 한다. 영종도=박준석 기자


3층 좌석서 가수와의 거리 70m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여타 공연장과 차별화되는 점은 음향뿐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이곳에서는 아티스트가 원하는 대로 무대를 꾸밀 수 있다. 보통 공연장을 겸하는 체육시설의 무대 천장에 장착할 수 있는 스크린, 스피커 등 각종 장치의 최대 중량은 50톤(t). 반면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100t까지 가능해 다양한 무대 연출이 가능하다. 여기에 1층 객석이 이동할 수 있는 ‘가변’ 좌석이라 360도나 T자형 등 무대 디자인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좌석도 관객 친화적이다. 좌석 단차가 일반 공연장보다 25~45cm 높아 앞 좌석 시야 방해 없이 공연을 볼 수 있다. 또 무대에서 3층 끝 좌석까지 거리가 70m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VIP 관람석인 ‘스카이박스’ 또한 3층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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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2023 멜론 뮤직 어워드(MMA) 모습. 인스파이어 제공

 

 

이 같은 차별화는 성과로 이어졌다. 2024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총 36개 공연이 열렸고 약 52만 명이 찾았다. 보통 공연은 주말에 열리는 만큼 연간 공연 횟수를 52개로 계산하면 가동률이 70% 가까이 된 셈이다. 개장 첫해에는 유지·보수 문제로 공연 일정을 비워두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연장이 ‘풀’ 가동된 셈이다. 게다가 이들 관객 중 60%가량이 외국인이라고 한다. 호텔 또한 모객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올해도 국내 최대 댄스 뮤직(EDM) 행사인 ‘EDC 코리아’가 4월 열리는 등 일찌감치 예약이 차고 있는 상황. 이에 인스파이어 측은 올해 45개 공연, 관객 7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잡았다.


서울서 두 시간 거리 ‘과제’
물론 여전히 개선해야 할 과제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접근성. 서울에서 최소 1시간 30분~2시간 정도가 걸리는데다 교통 수단도 여러 번 갈아타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인스파이어 측은 공연 당일 인천국제공항에 있는 셔틀버스 정류장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또 풋살·테니스 등 실내 스포츠 행사도 적극 유치해 포트폴리오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스포츠 행사 비중은 5.7%로 공연(62.9%)·시상식(17.1%)에 비해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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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e스포츠 대회 '발로란트 챔피언스' 모습. 발로란트는 1인칭 슈팅(FPS) 게임이다. 인스파이어 제공

 

지금까지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2003년부터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모히건 선 아레나’를 운영해온 모히건이 경영해왔다. 모히건의 아레나 운영 노하우를 한데 모은 공간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 경영권이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털로 넘어간 상황. 장 GM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국내 40명 직원들의 운영 역량이 발전했다”며 “경영권 문제와 관계없이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앞으로도 잘 운영될 것”이라고 했다.
영종도=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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