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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엔 못 보여줘” 부스 걸어 잠근 美 월풀
AI 가전 전쟁 격화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Mar 04 2025 12:06 PM
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 美 월풀·GE, AI 탑재 가전 전시 식재료 따라 조리법 추천 오븐 옷 상태 파악 자동조절 건조기도 LG·삼성, 진화한 AI 가전 ‘맞불’
미국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25일(현지시간) 개막한 북미 최대 규모 주방·욕실 전시회 ‘KBIS(The Kitchen & Bath Industry Show)’. LG전자 전시 담당 직원이 미국 가전업체 월풀 부스에 들어가려 하자 입구 쪽 직원이 막아섰다. “죄송하지만 경쟁사는 입장할 수 없습니다.” 그는 뒤에 있던 기자에게만 들어가도 된다고 손짓했다. 다만 기자 배지를 보고도 한국인이라 미심쩍었는지 “진짜 기자가 맞느냐”고 묻고 또 물었다.
25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북미 최대 규모 주방·욕실 전시회 'KBIS'의 LG전자 부스가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LG전자 제공
월풀은 올해 KBIS에서 LG전자, 미국 가전사 제너럴일렉트릭(GE)과 더불어 가장 큰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월풀이 매년 방문객 배지를 확인하기는 했어도 부스에 들여보내 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전부 입구에서 제지당했다”고 말했다. 경쟁사에 기술력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견제 수위를 더 높인 듯하다는 얘기였다. 다른 국내 가전업체 관계자는 “올해는 월풀과 GE도 인공지능(AI) 가전을 많이 들고 나왔다”며 “한국 기업들이 그들보다 빠르게 AI 가전을 시장에 내놓은 만큼 당연히 1순위 견제 대상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올해로 61회째를 맞은 KBIS는 건축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등 건축업계 전문가들을 위해 가전업체들이 신제품 등을 선보이는 자리다.
25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북미 최대 규모의 주방·욕실 전시회 'KBIS'의 제너럴일렉트릭(GE) 부스에서 직원이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 '스마트HQ'를 소개하고 있다. 벽면 모니터에는 스마트HQ 앱이 집 안 내 가전들과 연결돼 있는 모습이 표시돼 있다. 라스베이거스=이서희 특파원
KBIS 개막 첫날 특히 눈에 띈 건 GE와 월풀의 AI 가전이었다. 지난해 두 업체 부스에서 AI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거의 볼 수 없었던 것과는 대비됐다. 변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미국 시장에서도 AI 가전 경쟁이 본격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월풀은 AI 센서가 의류 소재와 상태를 파악해 건조 시간을 자동 조절하는 스마트 가스 건조기, 식재료가 무엇인지 인식한 뒤 조리법을 추천해 주는 AI 오븐 등을 전시했다. GE는 생성형 AI 기반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앱) ‘스마트HQ’를 소개하는 공간을 별도로 꾸려 발길을 붙잡았다. GE 관계자는 “가령 AI 오븐에 닭을 넣으면 스마트HQ 앱을 통해 AI가 추천하는 요리법을 확인할 수 있고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을 인스타카트(온라인 식료품 구매·배송 대행 업체 플랫폼)에 한 번에 담아 주문할 수도 있다”며 “현재 제공 중인 요리법이 40만 개가 넘는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월풀과 GE의 공세에 맞서 LG전자와 삼성전자도 한층 진화한 AI 가전들을 선보였다. LG전자는 상판 어디에나 냄비, 프라이팬을 올려놓으면 요리가 되는 인덕션과 오븐을 결합한 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제품 역시 AI가 내장돼 LG전자 스마트홈 앱(LG 싱큐)을 통해 오븐 내부 식재료에 맞는 조리법 등을 추천해 준다. 삼성전자 역시 AI 음성비서로 제어할 수 있는 비스포크 냉장고, 세탁건조기 등을 전시했다.
글·사진 라스베이거스=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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