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안성재 ‘모수’ 빠지고 강민구의 ‘밍글스’

“사람들이 ‘한국 음식 해외에서는 어떻게 해야 돼요?’라고 물으면 저는 ‘가방에 장만 가지고 가면 돼요’라고 합니다. 파리를 가든 아프리카에 가든 한국의 장만 가지고 있으면 한식을 할 수 있어요.”

한식당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가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미쉐린 가이드 서울 & 부산 2025년 셀렉션 공개 행사에서 미쉐린 3스타로 승급된 소감을 밝히고 있다.뉴시스

한국의 된장, 간장, 고추장 등 전통 장을 활용해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인 강민구(41) 셰프의 ‘밍글스’가 올해 국내 유일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됐다.

미쉐린 가이드는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행사를 열고 ‘미쉐린 가이드 서울 & 부산 2025’에 이름을 올린 레스토랑을 공개했다. 서울 청담동의 한식당 밍글스는 2017년 ‘미쉐린 가이드 서울’ 발간 당시부터 9년째 이름을 올렸고, 2019년부터 작년까지는 2스타로 선정됐다가 올해 3스타로 올라섰다.

미쉐린 관계자는 “강 셰프와 그의 팀은 전통 음식과 현대 음식을 조화롭게 결합해 전복과 배추선, 생선 만두 등의 요리를 창조했다”며 “한국 장인들이 만든 정교한 식기와 장식은 분위기를 한층 더 살려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미쉐린 3스타는 ‘요리가 매우 훌륭해 특별히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을 뜻한다.

강 셰프는 이날 행사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년 전 요리를 처음 공부할 때 미쉐린 레스토랑에서 밥 먹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설렜던 기억이 있어서 오늘 결과가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며 “기쁜 마음이 들면서도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과 압박감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 셰프는 전통 음식에 현대적 감성을 더해 새로운 한식을 선보이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특히 장에 대한 관심이 많아 밍글스가 문을 연 2014년부터 ‘장 트리오’를 활용해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왔다. 지난해 3월엔 미국에서 장을 주제로 한 영문판 책 ‘장 : 더 솔 오브 코리안 쿠킹(JANG : The Soul of Korean Cooking)’을 출간하기도 했다. 전국을 다니며 명인들을 만나고 한국의 발효 음식을 연구한 내용이 담겼다. 다음 달엔 국내에서 한글판으로 출간된다.

그는 현재 홍콩과 프랑스 파리에서도 식당을 운영 중이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한식에 관심이 많은데, 음식 문화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생산자들이 유행을 좇기보다는 기초를 잘 닦아 술이나 장류, 소스 등 질 좋은 음식들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밍글스'의 강민구(오른쪽) 셰프가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미쉐린 가이드 서울 & 부산 2025년 셀렉션 공개 행사에서 제롬 뱅송 미쉐린 코리아 대표로부터 상패를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심사위원으로 유명한 안성재 셰프의 모수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3스타였지만 잠정 폐점하면서 이번에는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다.

‘요리가 훌륭해 찾아갈 만한 식당’을 뜻하는 2스타 음식점에는 서울에서만 9곳이 선정됐다. 지난해 1스타였던 ‘에빗’이 올해 2스타가 됐다. ‘요리가 훌륭한 식당’을 의미하는 1스타에는 서울에서 27곳, 부산에서 3곳이 각각 선정됐다. 부산의 모리, 팔레트, 피오또 등 세 곳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1스타를 유지했다.

미쉐린 가이드는 지속 가능한 미식을 실천하는 레스토랑인 ‘그린 스타’도 선정한다. ‘꽃, 밥에피다’가 5년 연속 이 등급을 받았다. 특별상인 ‘소믈리에상’ 수상자로는 김민준 소믈리에(정식당)가 선정됐다. ‘멘토 셰프상’은 라연의 김성일 셰프에게, ‘서비스상’은 소수헌의 이은주 매니저에게 각각 돌아갔다.
송옥진 기자김민지·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