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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 3.1절이어야 한다

권천학 (K문화사랑방 대표)


Updated -- Mar 07 2025 03:30 PM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Mar 05 2025 01:41 PM


시인.jpg

권천학  시인·K-문화사랑방 대표 

 

기미년(己未年) 3월1일 이후, 106주년인 을사년(乙巳年)의 3월1일.
거대한 물결이 일어난 것은 비슷하나 그때와 오늘의 내용은 매우 다르다. 
기미년의 그날이 민족독립을 위한 만세의 아우성이라면, 금년 을사년의 그날은 민족 통합의 아우성이 되어야 한다. 그동안 깊어진 상처를 치유하고 통합을 이루어내야 한다. 
그냥 삼일절이서는 안 된다. 

대외적으로 남과 북으로 분열되어 세계유일의 분단국이라는 달갑잖은 시선을 받고 있는데, 대내적으로도 분열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서울의 광장에서, 거리에서, 크고 작은 도시에서, 마치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토론토 혹은 세계 각국의 교민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광장들이 들썩거리고 있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은 지금 도가니 속이다. 
동서로 갈라진 지역분열, 좌우로 갈라진 사상분열, 그 사이에 친중이나 친일이니, 친미니 하는 분열이 심각하다. 좌익과 우익으로 대립되고, 진보와 보수로 대립되고, 여와 야로 대립되고, 급기야는 윤석열이냐 이재명이냐 하는 편 가르기로 대립되어 연일 인파들이 모여들고 아우성이 들끓는다. 
그럼에도 어김없이 3월은 왔고, 삼일절도 왔고 봄도 오고 있다. 
어찌할 것인가?

분열은 한국 국내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은 아니다. 교민사회에서도 마치 흐르는 강물에 떴다 사라지는 물비늘처럼 심심찮게 분열을 일으키는 갈등구조가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지금은 본국 대통령의 탄핵문제로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빚는 갈등이 체재(體裁)전쟁에 이르고 있다. 결코 늘 있어왔던 일이라고만 보고 넘길 일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의 통합은 양보가 아니라 결단이다. 체재전쟁이기 때문이다. 

보수냐 진보냐 물으면 선 듯 대답하기를 누구나 꺼린다. 
자칫 보수라고 하면, 혹은 진보라고 하면 그쪽으로 몰아치며 편을 갈라 세우기 때문이다. 그래서 ‘샤이보수’라는 말도 있고 더러는 중도라는 말로 얼버무리기도 한다. ‘보수(保守)’ 또는 ‘진보(進步)’라는 단어가 잘못 사용되고 있음이다. 
보수라면 틀닦, 구세대, 올드...로 몰아쳐지는 것도 맞지 않고, 굳이 드러내어 불편해지고 싶지 않아서 나무라지도 않는다. 진보라고 해서 정의로운 진보적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다. 좌익에 가까운 생각을 하고 있으면 진보라고 착각한다. 신세대라고해서 다 좋고, 잘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지난 역사의 교훈이 필요할 때다. 새로운 생각과 역사의 교훈을 잘 버무리는 것이 곧 현재의 지혜가 된다.  

‘목소리 큰놈이 이긴다!’는 말은 1980년대에 흔히 나돌았던 말이다.
언제나 세상은 떠들썩하고, 떠들썩하면 옳은 듯이 보이고, 더 떠들썩할수록 이긴 듯이 보인다. 
싸움은 이기고 볼일이라는 듯, 우겨대고 질러대어서 왁자해지면 싸움에서 이기는 것처럼 되는 이상한 공식이 성립되었다. 이에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사실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떠들썩함에 끼어들고 싶지 않아서 물러나 앉기 일쑤다. 정작 옳다고 생각하면서도 침묵한다. 그만큼 정국이 바로 서지 못했다는 증거일 것이다.
생각해보라, 지금 우리는 1980년대를 훌쩍 넘기고 21세기, 2025년을 살고 있다. 

임진년(壬辰年) 이순신 장군의 고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민족이 소중해서 활 맞고도 견뎌내고
나보다 내 나라가 더더욱 소중해서
기우는 뱃전을 짚고 앙다물고 울었다

적보다 더 무서운 나라 안 내란내홍
갈라진 바람 끝을 큰 칼로 베어냈다
그 뜻을 알았다면 대동단결 하나로!

---시조 '순신을 논함' 전문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통합은 양보차원이 아니라 결단 차원이어야 한다. 
‘목소리 큰놈’이 목소리를 줄이는 것을 양보와 배려라고 하며 사태를 마무리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본질이며 바로 설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본질에 맞는 방법을 찾고 목소리 대신 행동으로 그 방법을 실천해야 한다. 
적당히 양보해서 무마하며 미봉한다면 머지않아 기어코 또 터진다.
목소리를 바꾸거나 꾸며대며 난국을 피해가는 양보차원이 아니라 인식을 바꾸고 방향을 바꾸는 결단의 차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유는 거듭 말하지만 체재전쟁이기 때문이다.   

일개 국민으로서, 일개 국민이기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사람 많을 것이다.
나라가 없으면 나도 없다! 

www.koreatimes.net/오피니언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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