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부동산·재정
모기지 칼럼(77) 고정이냐 변동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김태완 모기지 칼럼(77)
- 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 Mar 10 2025 09:35 AM
2025년, 캐나다에서는120만명 이상이 모기지를 갱신(Renew)해야 합니다. 이들 중 다수가 이자율이 사상 최저였던 팬데믹 때 모기지를 받았는데, 올해 모기지를 갱신하면 월평균 513불이나 22%의 납부액 인상이 있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당장 닥친 3월의 이자율 향배는 동전던지기와 같습니다. 오리무중과 같은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중은의 결정이 어느쪽이든 모두 합리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0.25%를 내리면 경제 침체에 대한 보험이라 볼 것이고, 현재 이자율을 유지하면 물가인상에 대비한 관망세라고 이해될 것입니다. 관세 문제를 빼면 2024년 4분기 성장만으로도 이자율 인하가 계속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미국의 트럼프가 쏘아 올린 ‘관세/무역전쟁’은 전세계 경제를 최악의 ‘불확실성의 늪’으로 밀어 넣고 있습니다. 이 이슈는 양면성을 띱니다. 물가를 올리고 이에따라 이자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과 결국은 경기 침체를 몰고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이자율 인하가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공존합니다.
언스플래쉬
다만 이자율 인하라는 통화정책만으로 관세로 인한 구조적인 경기 침체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최근 경기침체 회복을 위한 이자율 대폭 인하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 미국 수출물량이 많은 나라(캐나다, 유럽, 인도 등)를 중심으로 2025년 들어 금리인하가 연쇄적으로 있었지만, 오히려 지금까지 전세계 금리 등락의 주요 기준이 되었던 미연준(FED)은 관세전쟁으로 미국 물가가 오르면 금리인하 가능성이 점차 낮아진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배경하에 경제 전문가들은 “최소 1년이상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합니다.
모기지를 새로 받아야 하거나 갱신을 해야하는 잠재 고객들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것은 대체로 이자율, 고정/변동, 월납부금액 등과 같은 단어들 입니다. 물론 이자율의 차이로 은행을 변경하는 경우도 발생하지만, 사실 이자율 자체나 그에 따라 결정되는 월납부금액 등은 모기지 수요자들의 통제의 범위를 벗어나 있어 정부나 은행으로부터 주어지는 ‘외생변수’나 다름없습니다. 특히 기존모기지를 현재의 은행에서 연장하는 갱신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따라서 내 판단으로 선택하되 향후 몇년 동안 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가 ‘고정이냐 변동이냐’ 이고, 그런 이유로 언제나 모기지 갱신시 마지막까지 고민을 거듭하게 되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에 대한 대답은 개인이 처한 경제적 사정에 따라 다릅니다. 모두에게 해당되는 단 하나의 철칙이나 정답은 없다는 말씀입니다.
일반적으로 고정금리는 계약기간 중 정해진 이자를 부담하게 되므로 은행의 이자율 변동과 무관하게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한 반면, 주택 매매 등 예측치 못한 상황 발생 시 조기 납부에 따른 페널티가 크다는 문제가 지적됩니다. 보통 이자율 상승 국면에 선택하면 혜택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변동금리는 은행의 이자율 변동에 따라 적용이자율이 변동하므로 이자율 하락국면에 유리하고, 특히 주택 매매등의 상황이 예정되어 있을 때 조기 납부에 따른 페널티가 고정보다 저렴(보통 3개월치 이자)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 상황에서 기준이자율이 최저치 일 때 변동금리를 선택하고, 그 이후 폭주하는 기준금리의 인상으로 심각한 고초를 겪은 주변의 실사례들을 생각해 보면 잘못된 변동금리 선택으로 인한 후과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경제의 부침과 이자율의 변동이 교과서에 나오는 이론에 따라 규칙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므로 ‘예측은 언제나 예측에 머문다’는 데 있습니다.
캐나다의 기준이자율은 작년 6월부터 6번에 걸쳐 연속으로 이뤄진 ‘인하랠리’로 총 2%P가 내려가서 2025년 3월 현재 3%가 되었습니다. 이로인해 팬데믹 기간 이후 역전되었던(보통은 변동이자율이 고정보다 낮은데 반해, 팬데믹 이후 변동이자율이 고정보다 높은 역전현상이 발생) 고정과 변동이자율이 유사한 수준으로 근접하게 되었고, 작년 4/4분기 이후 변동이자에 대한 선호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관세전쟁 선포로 2025년 캐나다 경제를 지배하는 키워드는 ‘물가’에서 ‘고용’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관세의 기록적인 대폭상승이 끼치는 영향은 물가보다 고용지표에 보다 신속하고 선제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물가로 인한 이자율 상승보다는 실업율 증대로 인한 경기 하강의 영향을 먼저 받게 될 것이므로 당장 3월에 있을 이자율 조정은 인하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이자율 전망은 온전히 관세전쟁의 전개 방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렇게 복잡다단하고 예측이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 고정이냐 변동이냐를 선택하는 것은 단순히 경제에 대한 거시적, 정량적 전망뿐 아니라 자신의 경제적 상황 및 이를 대하는 주관적 태도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가 됩니다. 가능한 많은 객관적인 정보에 접하되 최종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하에 해야 하는 ‘경제 활동의 일반원칙’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올해의 화두로 등장한 모기지 갱신에는 별도의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만큼 시장의 변동성이 큰 요즘 같은 때에는 자신의 경제적 상황에 맞춰 고정 혹은 변동을 선택하되 기간을 되도록이면 길지 않게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모기지 수요자들이 보통 생각하는 5년이라는 기간은 너무 많은 변동요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선택을 해서 5년간 그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면 최적의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그 반대의 위험도 상존하므로, 이런 때는 계약기간을 3년 이내로 줄여서 위험을 최소화하고 다음 갱신기회를 기다리는 보다 보수적인 접근이 합리적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김태완 | JP Mortgage Services
https://www.facebook.com/tim.kim.500112/
문의 : (647) 786-4521 또는 tim.kim@jpmtg.com
The article is funded by the Government of Canada through the Local Journalism Initiative program.
www.koreatimes.net/부동산·재정
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