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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미키 17’ 한미 흥행 1위 했지만...
“투자금 회수 불투명”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Mar 16 2025 11:42 AM
한국 감독으론 52년 만에 북미 1위 기록 “관객 반응 싸늘, 매출 상승 쉽지 않을 듯”
한국에서는 10일 연속 흥행 1위에 올랐다. 1주일 늦게 선보인 북미에서도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1이라는 숫자에도 불구하고 열기보다 한기가 더 감지된다.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 ‘미키 17’에 대한 관객 반응이 싸늘하다. 내심 흥행 불쏘시개를 기대했던 국내 극장가는 고개를 떨구는 분위기다. 미국에서는 제작비 회수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북미 첫 주 1,910만 달러로 저조
'미키 17'은 지난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으나 매출 실적은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미키 17’은 전날까지 국내에서 209만 명을 모았다. 개봉 열흘 만에 관객 200만 명을 넘어섰다. 개봉일(지난달 28일) 이후 일일 흥행 순위 1위 자리를 뺏기지 않았다. 미국 흥행 집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미키 17’은 지난 7일 북미 극장 3,807곳에서 개봉해 9일까지 1,910만 달러(약 277억 원)를 벌어들였다. 한국 감독이 연출한 영화가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것은 1973년 정창화 감독의 홍콩 영화 ‘죽음의 다섯 손가락’(1972) 이후 52년 만이다.
‘미키 17’은 2050년대 외계행성을 배경으로 소모품처럼 쓰이며 인간복제로 되살아나기를 반복하는 젊은 남자 미키(로버트 패틴슨)의 모험을 그리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 로버트 패틴슨과 스티븐 연, 나오미 애키, 마크 러펄로, 토니 콜레트 등이 출연했다. 제작비는 1억1,800만 달러(약 1,277억 원)로 한국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는 사상 최고액이다. 국내 관객의 시선이 쏠릴 만하다. 개봉일이 평일임에도 25만 명이 보며 흥행 기대를 부풀렸다.
하지만 3·1절 대체 휴일로 조성된 3일 연휴(1~3일) 박스오피스 성적은 예상보다 부진했다. 10일 만에 209만 명 관람은 기대 밖이라는 게 극장가 평가다. 이신영 롯데컬처웍스 홍보팀장은 “현재 관객 수는 예상에 못 미치는 수치”라며 “2월 말 3월 초 극장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키 17’은 지금 흥행 추세라면 최종 관객 300만 명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극장가에서는 ‘미키 17’이 400만~600만 명을 모을 것으로 기대했다.
봉준호 전작들 비해 관객 반응 썰렁
'미키 17'은 주인공 미키가 혼선으로 또 다른 자신과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할리우드 첫 주말 성적표는 환희보다 낙담이 앞선다. 1,910만 달러는 9일 미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보도처럼 ‘부진한(Sluggish)’이라는 수식이 붙을 만하다. ‘미키 17’보다 4주 전 개봉한 마블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첫 주말 북미에서 8,884만 달러(약 1,291억 원)를 벌어들이고도 실망스러운 결과라는 반응을 들었다.
‘미키 17’이 투자비 회수조차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벌써 나온다.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마케팅비 등을 포함했을 때 (전 세계) 극장 매출이 2억7,500만~3억 달러(약 3,997억~4,360억 원)는 되어야 이익이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미키 17’의 전 세계 흥행 수입은 5,330만 달러(약 774억 원)다.
일반 관객 반응이 싸늘하다는 점이 걸림돌이기도 하다. 미국 영화시장 조사기관 시네마스코어에 따르면 ‘미키 17’의 관객 평점은 B다. 시네마스코어는 1979년부터 현장 관객 조사를 통해 영화에 대한 평점을 학점처럼 매기고 있다. ‘미키 17’은 영화 마니아들이 애용하는 평점 사이트 레터박스드에서는 3.8(5점 만점)을 기록 중이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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