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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오후 2~5시 술 판매 금지’ 없앤다
“관광 활성화 위해 주류 제한 완화”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Mar 24 2025 12:35 PM
53년 전 공무원 금주 위해 법 도입 보수 성향 상원 통과할지 주목
태국이 주류 판매 시간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태국에서는 오후 2~5시 사이 술을 살 수 없는데, 앞으로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구매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53년 전 만들어진 낡은 정책이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는 관광산업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7월 태국 방콕의 한 대형마트 주류 코너에 주류 구매가 불가하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방콕=허경주 특파원
22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하원은 전날 제3차 최종 독회(국회 본회의에 해당)를 열고 알코올 음료 통제법 개정안을 재적의원 368명 가운데 찬성 365표, 기권 3표, 반대 0표로 승인했다. 앞으로 상원에서도 세 차례의 독회를 거쳐 통과하면 개정된다.
현재 태국에는 술을 살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오전 11시~오후 2시, 오후 5시~자정이다. 불교기념일과 선거일 등 특정일에도 주류 판매가 금지된다. 마트나 편의점은 물론, 식당과 술집 모두 해당된다.
이를 어기면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최대 1만 밧(약 43만 원)의 벌금형 또는 최고 6개월 징역형에 처해진다. 지난 1972년 군부가 공무원의 근무 중 음주를 금지하려 도입했는데, 민간까지 확대됐고 53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태국 산업계는 이 규정이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꾸준히 철폐를 요구해왔다. 티안 차이야파트라눈 태국 호텔 협회 회장은 “오후 2시~5시 주류판매 금지령 같은 구식 정책에 집착하는 것은 태국을 ‘관광객 천국’으로 만드는 데 역효과를 낸다”고 지적했다. 주류 업계는 해당 시간대 주류 판매 금지를 해제할 경우 연간 6,000억 밧(약 25조6,000억 원) 수익이 창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관광 산업 활성화에 사활을 건 태국 정부도 규제 완화를 지지해 왔다. 관광업은 직간접적으로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를 차지한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태국 정부는 산업 회복을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2022년에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했고, 지난해에는 러시아와 인도, 중국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올해를 ‘관광과 스포츠 해’로 선포한 데 이어 카지노 합법화에도 시동을 건 상태다.
여기에 관광객들의 불만 중 하나였던 주류 제한까지 풀면서 더 많은 외국인을 유치하고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의회에서도 규제 완화의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다만 실제 법 통과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지 일간 더네이선과 방콕포스트는 “앞으로 상원은 세 차례 독회를 열고 개정안을 심의하게 된다”면서도 보수 성향 상원이 이를 통과시킬지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치러진 상원 선거에서 친군부 진영 등 보수 세력 인사들이 의석(200석)의 70%를 차지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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