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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옮겨 붙는 전이암
성장 억제하며 부작용 줄일 새 물질 찾았다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Apr 13 2025 04:40 PM
암세포가 다른 장기까지 옮겨 붙은 전이암의 성장을 억제하면서 부작용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연세대 의대 박기청 교수와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김석모 교수가 참여한 공동 연구진은 전이암 암세포의 특정 단백질(SERCA 1)을 차단했을 때 암세포 성장이 억제되고, 심장 질환 부작용도 없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영국 약학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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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전이는 암세포가 처음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 다른 장기로 확산되는 것을 말한다. 전이암은 암 환자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최초 발생한 장기의 암인 원발암보다 전이암에 따른 사망률이 더 높다. 전이된 암세포가 기존 항암제에 저항성을 갖고 있는 것도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이다. 최근엔 전이암에서 SERCA 단백질 기능을 억제했을 때 항암치료 효과가 올라가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심장 질환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확인돼 관련 억제제 개발이 중단된 바 있다.
연구진은 해당 단백질이 세 가지 아형(종류)으로 구성된다는 데 착안, 심장 근육의 이완‧수축 기능을 담당하는 SERCA 2 단백질 이외에 SERCA 1에만 작용하는 새로운 물질을 개발했다. 기존 SERCA 단백질 억제제가 모든 아형에 영향을 끼치다 보니 심장 질환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보고, SERCA 1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약제 개발은 미국 보스턴 소재 기업 CKP 테라퓨틱스와 함께 했다.
연구진은 기존 항암제로 치료를 받다가 암 전이가 일어난 환자에게서 추출한 암세포를 적용한 동물(쥐) 모델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기존 항암제를 계속 썼을 때는 항암효과가 없었으나 기존 항암제와 SERCA 1 단백질만 억제하는 물질을 병용 투여한 경우에는 종양 성장이 유의미하게 억제됐다. 심장 질환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심장 질환 부작용 여부 확인을 위해 정상 쥐에 기존 SERCA 저해제와 이번에 개발한 물질을 투여한 결과, 기존 저해제 투여군에선 30%가 사망했으나 신물질 투여군에선 사망한 개체가 없었다.
김 교수는 “기존 항암제에 내성을 가진 전이암을 치료하고, 심장 질환 부작용까지 잡을 수 있는 약제를 개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임상연구와 신약 개발을 위한 후속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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