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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에 만난 멘델스존 남매의 낭만음악
이샤론 지휘...교향악단·이병찬씨 바이올린 협연
- 이로사 편집위원 (gm@koreatimes.net)
- Apr 14 2025 03:49 PM
지난 12일(토) 저녁 7시 토론토 페어뷰 라이브러리 극장(Fairview Library Theatre)에서 캐나다한인교향악단(KCSO·음악감독 이샤론)의 제37시즌을 마감하는 ‘페니&펠릭스‘ 공연이 개최됐다.
지휘자 이샤론 음악감독과 바이올리니스트 이병찬씨가 한인교향악단 단원들과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끝맺는 순간. 사진 한국일보
KCSO가 140여명의 청중들과 함께 한 무대는 멘델스존 남매의 풍부한 선율과 조화로운 화음을 전달하는데 손색이 없었다.
‘페니와 펠릭스’라는 공연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번 무대는 19세기 독일의 음악 천재 남매, 페니 멘델스존-헨젤(Fanny Mendelssohn-Hnesel)과 펠릭스 멘델스존(Felix Bartholdy Mendelssohn)의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페니 멘델스존(1805-1847)은 독일 함부르크에서 상류층 가정의 장녀로 태어나, 남동생 펠릭스 못지않은 재능을 지닌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성장했다. 그러나 19세기 당시 여성의 사회적 제약으로 인해, 음악가로서의 삶을 공적으로 이어갈 수 없었다. 1829년 화가 빌헬름 헨젤과 결혼한 이후에도 개인적으로 작곡 활동을 지속했지만, 400여 곡 중 대부분은 대중에게 공개되지 못했고, 일부 곡은 동생 펠릭스의 이름으로 출판되기도 했다.
‘19세기의 모차르트’로 알려진 페니의 남동생 펠릭스 바르톨디 멘델스존(Felix Bartholdy Mendelssohn·1809-1847)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낭만주의 음악가인 바로 그 멘델스존이다. 남매의 재능은 일찍 빛을 발했지만, 안타깝게도 둘 다 1847년 같은 해에 세상을 떠났다.
이날 연주회의 첫 곡은 젊은 아내이자 어머니로 살아가던 시기에 페니가 작곡한 다장조 서곡이었다. 이 곡은 로맨틱한 서정성과 관현악의 조화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그녀의 넘치는 음악적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순수낭만주의 음악으로 평가받는다.
이어 무대에 오른 곡은 펠릭스 멘델스존의 대표작 중 하나인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작품 64로, 바이올리니스트 이병찬씨의 협연으로 펼쳐졌다. 고전 음악에 입문하면 곧장 빠져들게 되는 이 아름다운 명곡을 이씨는 우아함과 더불어 발랄, 경쾌함까지 뿜어내는 열정적인 연주로 객석의 환호와 기립박수를 받아냈다. 그는 2016년 맥길대학교 슐릭음악대학에서 아티스트 학위를 받은 후, 2018년 줄리어드 음악대학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실력파 연주자다.
2부에서는 펠릭스 멘델스존이 15세 때 작곡한 교향곡 제1번이 연주됐다. 특히 2악장 안단테는 어린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음악적 감성과 구성력을 느낄 수 있는 인상깊은 선율로, 그의 천재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곡이었다.
페니와 펠릭스 멘델스존 남매의 작품을 새롭게 우리에게 소개해준 봄밤의 최고 연주를 선사한 KCSO 단원들과 그들을 이끈 이샤론 음악감독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이 소중한 연주를 놓친 빈 객석들이 아쉬움을 남겼다.
KCSO는 오는 가을에 2025-2026, 제38시즌의 시작과 함께 예멜합창단과의 합동무대를 준비 중이다. 지난 가을 시즌에 큰 호응을 받았던 K-OST 제2탄, 그리고 '스승과 제자'의 테마로 계획되는 연주회도 감동과 환희가 가득한 무대를 기대해 볼 만하다.
이샤론 음악감독 관련 기사: https://koreatimes.net/Archive/ArchiveArticle?Idx=254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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