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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역사 쓴 모금 음악회 '동행'
장애인공동체, 한인행사 고질적 폐해 추방
- 김명규 발행인 (publisher@koreatimes.net)
- Apr 14 2025 03:52 PM
참석자들 신선·평등한 대우 받은 기분
이런 분들이라면 얼마든지 '동행'하겠다.
12일 성인장애인공동체가 토론토한인회관에서 가진 '동행2025 봄 브런치 음악회(운영기금 마련)'는 한인사회에 새 역사를 썼다.
12일 성인장애인공동체 '동행'의 공동 사회를 맡은 유홍선(왼쪽)씨와 차상원씨. 사진 한국일보
여러 순서가 추방됐기 때문이다.
첫째, 인사말, 축사, 격려사 등 갖가지 명칭의 인사·연설이 없었다. 보통 한인행사에서는 국민의례 후 인사말, 연설 등이 이어졌고 때로는 영상을 통한 측사까지 있어서 다소 지루함을 준 것이 사실이었다. 이들의 스피치 내용이 대개 비슷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이번 동행 행사에서는 대표자 이성민 공동체회장이 프로그램이 다 끝난 후 무대에 올라 간단하게 감사를 표하는 인사말을 전했다.
둘째, 국민의례가 생략됐다. 주최측은 음악회에서는 국기경례, 한캐 국가 제창 등이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 일부 참석자는 이에 반대의견을 표명했으나 분위기를 경직시키고 시간을 잡아먹는 낭비는 없었다.
셋째, 인쇄된 프로그램에 VIP(중요인사)들의 인사, 축사, 격려사 등이 사라졌다. 주최측 대표로 이 회장 혼자서 감사 글을 썼을 뿐이다. 보통 한인행사의 프로그램 앞쪽에는 연방총리, 주총리, 주장관, 상원의원 등의 인사말, 축사가 여러 페이지를 점령한다. 대개는 같은 내용이어서 과연 몇 사람이 읽을까 늘 의심됐다. 이 때문에 출연자와 주최단체, 재정지원자, 봉사자 소개 같은 중요 정보가 희생되는 관례가 자리잡았다.
넷째, 한인회관 맨 앞자리, 무대 앞은 보통 귀빈석이다. 이 자리에 앉을 인사들은 미리 결정됐다. 오찬이나 만찬이 있는 경우, 원탁테이블 1~2개는 일반인 착석불가였다. 민주사회에서 이런 계급적 구분이 필요할까.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을까? 귀빈 본인들로 보면 일반 교민들과 환담하고 이야기를 나눌 소중한 기회를 잃는다. 앞자리는 어린이나 노약자들, 키 작은 분들 몫이 옳다.
이성민 장애인공동체 회장이 '동행'의 공연 순서가 끝난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일보
다섯째, 주최자의 귀빈 소개에 따른 거북함과 시간소모를 해결했다. 행사에서는 귀빈들을 소개하는 것이 관례지만 이것은 호명순서 문제를 제기한다. 마지막에 호명되거나 주최자 실수 등으로 소개가 제외되는 경우 당사자는 무안하고 불쾌하게 느낄 수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했다. 사회자가 극소수 인사만 소개하면서 "모든 분들의 이름을 부르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거듭 언급했기 때문이다. 호명된 인사들은 자리에서 일어설 필요가 없었고 청중은 박수칠 필요가 없었다. 그러므로 누구나 불만하면서 거북한 감정을 가질 이유는 없었다. 이것은 또한 소개와 박수치는데 소비되는 시간을 절약했다.
여섯째, 공연은 국악 크로스오버 '온기(ON:GI)'의 독무대 . 피아노 연주(조준성)가 서막을 연 후 현지혜·이상아·김은지 3인의 콤비가 판소리, 플루트, 타악기 연주로 즐거움을 전했다. 대개 한인행사에서는 합창단과 난타, 색소폰 연주를 비롯, 여러 출연자가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펼친다.
이번에는 3인조가 전문가답게 무대를 독차지했지만 클래식음악, 국악, 판소리, 한국가요(소양강 처녀)로 다양하고 질높은 소리의 잔치를 펼쳤다. 이들은 무대에 오르고 내려가면서 박수 받는 시간을 절약, 이날 동행 행사가 불과 1시간20분 안에 끝날 수 있게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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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규 발행인 (publisher@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