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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슨스베이, 마지막 6개 매장도 청산
투자 유치 무산에 매장 폐쇄·미술품 처분 본격화
- 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
- Apr 24 2025 09:30 AM
캐나다 유통업의 상징이자 355년 역사를 자랑하는 헛슨스베이(Hudson's Bay)가 마지막 남은 6개 매장에 대해서도 청산 절차에 돌입한다. 이들 매장은 당초 구조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청산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투자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오는 금요일부터 전면 재고 정리에 들어가게 됐다.
리플렉트 어드바이저스(Reflect Advisors)의 아담 잘레브(Adam Zalev) 대표는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를 통해, 해당 6개 매장이 오히려 인수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이 매장만을 중심으로 한 인수 제안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하지만 매장 유지를 전제로 한 인수 제안이 들어올 경우, 해당 매장들을 청산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는 권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헛슨스베이는 지난달 온타리오 고등법원으로부터 캐나다 내 90개 헛슨스베이 매장, 13개 삭스오프피프스(Saks Off Fifth) 매장, 일부 삭스피프스애비뉴(Saks Fifth Avenue) 매장을 포함한 대규모 청산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이로 인해 9,364명의 고용이 위협받고 있다.
회사 측은 청산과 동시에 투자자 및 인수자를 찾기 위한 절차도 진행 중이다. 잘레브가 이전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총 18개 투자 후보가 65개 매장 임대 계약에 관심을 보였으나, 구체적인 인수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추가 청산은 헛슨스베이가 지난달 채권자 보호를 신청한 이후의 연장선이다. 회사는 당시 미국과의 무역 갈등, 코로나19 여파, 도심 유동 인구 감소 등으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헛슨스베이가 마지막 남은 6개 매장에 대해서도 청산 절차에 돌입한다. CP통신
한편, 잘레브는 이번 진술서를 헛슨스베이가 법원에 유물 경매를 위한 허가를 요청하기 하루 전에 제출했다. 경매는 캐나다 미술 경매사 헤펠 갤러리 리미티드(Heffel Gallery Limited)를 통해 진행되며, 회사를 상징하는 미술품과 유물 4,400여 점이 포함될 예정이다.
경매 대상에는 1670년 영국 국왕 찰스 2세로부터 부여받은 왕실 특허장도 포함돼 있다. 이 문서는 헛슨스베이의 모피 무역 사업을 공식적으로 승인한 문서로, 당시 캐나다 대부분 지역에 대한 토지 권리와 통상 및 원주민과의 관계에서 막대한 권한을 부여했던 상징적인 역사 자료다.
이러한 경매 계획은 기록 보존 기관, 정부, 역사학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경매로 인해 유물이 사적으로 흘러들어가거나 공공 기록물로서의 가치를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잘레브의 진술서에는 이 같은 우려를 나타낸 여러 문서가 첨부됐다.
매니토바 추장회의(Assembly of Manitoba Chiefs)의 카이라 윌슨(Kyra Wilson) 대추장은 경매 중단을 요청하며, 이 유물들이 원주민에게는 단순한 수집품이 아닌 살아 있는 역사이자 신성한 문화재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유물들이 원주민 공동체로부터 탈취됐거나 원래 원주민 소유일 가능성도 있다며, 경매가 투명성과 원주민과의 협의 없이 진행될 경우 식민주의적 수탈의 연장선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는 경매 전 과정을 원주민 주도로 재검토하고, 청산 대상 유물 목록을 전면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캐나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자문위원회(Canada Advisory Committee for Memory of the World)는 특허장을 매니토바 기록보관소(Archives of Manitoba) 등 공공 보관 기관으로 이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위원장 코디 그로트(Cody Groat)는 이 문서가 국제적으로 중요한 유일무이한 사료이자 대체 불가능한 역사 자산이라며, 기업 소유권 이전 과정에서 위험에 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현재까지 왕실 특허장을 제외한 경매 품목 전체를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매 절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경매 품목에 1650년대 회화, 포인트 블랭킷, 문서, 바비 인형 등의 수집품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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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