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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인회, 심각히 반성하라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May 08 2025 03:30 PM
제61차 토론토한인회 정기총회가 지난달 26일 열린 가운데, 회장단의 무투표 3선 인준 생략, 부실한 사업실적 보고, 충성파 이사선출 과정 등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이 한인사회에 깊은 우려를 준다.
지난달 26일 토론토한인회 총회에서 참석자들이 이사선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이날 장년·노년층이 주를 이뤘으며 젊은 세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진 한국일보
그러나 더 걱정되는 것은 한인사회의 무관심이다. 나는 그런 까마귀 싸움에 안간다, 나는 관계 없으니 관심 없다 등의 태도는 선거에서 자기 권리를 포기 양도함과 똑같다. 이같은 태도는 생계, 복지, 심지어 운명까지 타인에게 맡기는 것이다. 한인회가 건실하게 존재하면서 한인 권리를 높이고 어려운 처지의 한인을 도우며 앞으로 백년대계를 추진한다면 연간 회비 30달러(시니어 20달러)가 왜 아깝겠는가.
무투표 당선이라는 형식적 절차와 친위대식 운영은 한인사회의 민주제도를 심각하게 훼손한다. 총회를 돌아보면 발언권 제약, 집행부가 사전 조율한 안건 무조건 통과, 실적 부풀리기 등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회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한인회는 더 이상 공동체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의 신뢰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참석자가 시니어 회원 중심이었던 점에 대해 집행부는 젊은 세대의 참여를 유도하려고 노력했는지 돌아보고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
2세들이 50세 안팎, 때로는 60대가 된 이제는 한인회를 영어가 짧고 민주적 조직생활에 약한 1세대가 주도할 이유가 없다. 아니, 그래선 안된다. 세대교체를 위한 노력 없이, 과거 방식에 안주하는 모습은 한인회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든다. 젊은 세대가 빠진 공동체는 필연적으로 쇠퇴할 수밖에 없다. 세대를 아우르는 열린 조직문화가 절실한데 유감스럽게도 한인회는 역사와 전통, 정관 무시 태도를 고집한다. 한인회원들은 현재 집행부나 이사회 멤버들의 자격과 태도를 재검토하고 새 피를 수혈해야 한인회가 한 단계 높은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총회장에서 벌어진 고성과 충돌, 시간이 없다는 변명을 앞세워 일사천리식 회의진행, 참석회원 의견은 집행부 강압에 밀려 단 1건도 안건으로 채택되지 않은 점 등은 시정돼야 하지 않을까. 따라서 한인회는 민주적 절차를 존중하고, 회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재정 공개, 정관 개정, 회장 인준, 사업계획 수립 등 모든 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해야 하며, 반드시 회원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한인회 유튜브 채널을 만들겠다든가, 이민역사박물관을 세우겠다든가 등의 계획은 사전 치밀한 조사와 준비가 요구되는 프로젝트다. 한인회는 효율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자신이 있는가. 예산을 3만달러로 책정했지만 수입보다 유지 운영비가 커서 계속 적자라면 그 책임은 누가 지는가. 웹사이트조차 제대로 유지·보수·시정 못하는 단체가 유튜브 운영에서 어떻게 수지타산을 맞출까? 총회 당일 안건으로 제안하지 않고 예산에만 올린 건이다. 이게 독재가 아니고 무엇인가. 이뿐 아니라 더 기가 막힌 것은 역사박물관 건립이다. 한인사회에서 논의되지도 않은 이 사업을 누가, 어떻게 추진한다는 말인가. 겨우 60∼70년 된 한인 이민사에서 무슨 유물을 전시한다는 말인가. 그런데도 박물관 자리를 만든다고 독립투사들의 초상화부터 제거했다. 정신이 있는 사람들인가. 한인사회는 이를 왜 규탄하지 않는가. 언론들은 낮잠 자는가.
침묵과 박수 속에 무비판적으로 끝낸 총회는 결코 건강한 공동체의 모습이 아니다. 변화 없이는 신뢰도, 존중도, 미래도 없다. 한인회의 심각한 자성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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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전체 댓글
라피 ( canada4**@hanmail.net )
May, 08, 08:21 PM Reply교민들의 한인회 무관심은 한국일보의 책임이 클수 있다고본다.공과가 있을텐데 한인회와 무슨 억하심정이 있는지는 몰라도 칭찬 하는기사는 1도없으니 일반교민들은 부정적 일수밖에 ㅊㅊ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