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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죄책감, 이제 그만
죄책감이 미치는 심리적 영향과 극복법
- 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
- May 08 2025 04:10 PM
푸드 길트(Food guilt)는 특정 음식을 섭취한 후 스트레스와 죄책감을 느끼는 것으로, 이는 불안, 수치심 및 불건전한 식습관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 비만, 고혈압, 제2형 당뇨병 등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건강한 식습관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최적의 식사 선택을 하지 않았을 때 느끼는 지나친 죄책감은 오히려 부정적인 부작용이 될 수 있다.
푸드 길트를 경험하면 자신이 먹고 있는 음식에 대해 수치감을 느끼게 된다. 푸드 길트는 음식의 영양 가치가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할 때 부정적인 감정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음식을 낭비하거나 과도하게 지출한 것에 대해 후회하는 경우에도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감정들은 기분, 자존감, 음식과의 관계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푸드 길트는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자신이 먹는 양이나 음식에 대해 사과하거나, 특정 음식을 먹거나 사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표현하거나, '나
쁜' 음식에 중독된 느낌을 받거나, 식사 중이나 후에 '정말 역겹다'와 같은 부정적인 말을 자신에게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푸드 길트는 가끔 경험하는 정도는 괜찮지만, 지속적으로 느끼는 것은 문제가 된다.
푸드 길트가 생기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텍사스 공공 보건국장 글레니스 오이스톤(Glenys Oyston)은 우리 사회가 올바른 음식과 양을 먹으면 이상적인 몸매를 가질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일부 사람들은 잘못된 음식을 먹는 것이 단순히 건강에 해로운 것을 넘어, 의지력 부족이나 탐욕스러움의 상징으로 여겨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음식을 선악으로 구분하게 되면 자신을 미덕이 있거나 없는 사람, 강하거나 약한 사람, 가치 있는 사람 또는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분류하게 된다. 그러나 금지된 음식을 참지 못하는 것은 도덕적인 실패가 아니라, 인간의 뇌가 반응하는 방식이다.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의 공인 영양사 메르시 에반스(Marci Evans)는 금지된 음식을 말할수록 오히려 그 음식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사회는 '나쁜' 음식 목록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글루텐, 붉은 고기, 유제품, 포장된 음식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었으며, 그 결과 사람들은 그냥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해서도 죄책감을 느끼게 되었다. 건강보다 체중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이러한 사고를 겪을 수 있다.
유제품을 먹으면 소화에 문제가 생기지만 운동 후에는 유제품을 섭취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이스톤은 이러한 행동을 '헬시즘(healthism)'이라고 부르며, 이는 다이어트 사고방식의 또 다른 형태라고 설명했다. 즉, 건강함을 느끼는 것은 날씬한 몸매와 관련된 활동이나 습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일부 연구는 죄책감이 폭식과 같은 섭식장애를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감정적 섭취는 건강한 식습관을 방해할 수 있다. 특정 음식을 제한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섭식장애로 이어질 수 있으며, 과도한 운동을 하는 것도 섭식장애의 징후일 수 있다.
뉴욕의 공개 영양사이자 섭식 상담사인 크리스티 해리슨(Christy Harrison)은 음식에 대한 생각이 너무 많이 차지할 경우, 다른 생활 부분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금지된' 음식을 너무 많이 생각해 파티에서 다른 사람들의 재미를 놓치는 경우가 그런 예에 해당한다.
음식에 대한 죄책감은 건강한 식습관을 방해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직관적 식사와 긍정적 태도가 필요하다. 언스플래쉬
푸드 길트를 빠르게 없애는 것은 쉽지 않다. 부정적인 감정을 정리하고 생각과 식습관을 바꾸는 데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통해 음식에 대한 죄책감을 극복할 수 있다.
먼저 자신이 먹는 음식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사과하지 않으면 음식에 대한 수치감이 줄어들 수 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음식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할 때 반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친구가 '나쁜' 음식을 먹었다고 말하면, '너는 멋지니까 뭐든지 먹어도 나쁘지 않다'고 긍정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이 자신에게도, 친구에게도 도움이 된다.
또한 푸드 길트를 덜어내려면 직관적인 식사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직관적인 식사란 몸의 신호에 맞춰 음식을 선택하는 것으로, 이는 섭식장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직관적 식사는 배고플 때 먹고, 배가 부르면 그만두는 방식이다. 이때 점심을 11시에 먹거나, 식사 중 음식을 남기거나, 두세 번 더 먹어야 할 수도 있다. 칼로리나 음식의 종류 외에 몸이 어떻게 느끼는지, 음식이 어떻게 맛있는지 등에 집중하는 것이다.
푸드 길트가 일상 생활의 다른 부분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자주 발생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가 적절한 치료를 통해 이러한 감정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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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