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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밥은 다이어트의 적?
채소와 조화 이룬 한식은 ‘건강식’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May 12 2025 12:34 PM
‘밥 먹으면 살찐다’ 오해 풀어야 적절 운동+건강 밥상의 기적 지중해식 토마토솥밥도 대안
Q. 평소 달콤한 빵과 케이크를 즐기는 65세 A씨. 매끼 디저트는 포기 못 한다. 그러나 튀어나온 뱃살과 위험한 당수치를 떠올리면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진다. A씨는 다이어트를 결심한다. 평소 먹던 쌀밥까지 끊었다. 그러나 체중은 미동도 없고 오히려 몸 컨디션만 나빠지는 느낌. 갈수록 신경은 예민해져 다이어트는 금방 중단됐다. A씨의 밥상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A. 우리 식생활의 근간인 밥이 최근 억울한 신세에 처해있다. 다이어트의 적으로 여겨지며 기피 대상이 된 것. 과연 그럴까. 굳이 최불암 배우님이 전국의 건강 밥상을 소개했던 TV프로그램을 언급할 필요도 없다. 잘 먹기만 한다면 밥만 한 보약이 없다. 유명한 쌀과 채소 중심의 한국인 전통 식습관을 면밀하게 들여다볼 시간이다.
취나물솥밥 ⓒ이주현
밥을 먹으면 살이 찐다는 오해부터 풀어야 한다. 소문과 달리 쌀밥은 몸에 해롭지도 않다. 식사대용인 감자, 옥수수, 식빵보다 인슐린 분비량을 천천히 증가시킨다. 게다가 우리는 쌀밥만 먹는 경우가 거의 없다. 생선, 김치, 나물 등의 반찬류를 같이 먹기 때문에 급격한 혈당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 쌀밥에 콩이나 잡곡 등을 넣으면 더 효과적이다. 필수 아미노산, 식이섬유, 미네랄 등 기능성 성분들은 쌀눈인 배아에 들어있다. 따라서 소화에 문제가 없다면 현미를 선택하면 더욱 높은 영양성분을 섭취할 수 있다.
A씨의 다이어트 과정을 살펴보자. 그녀는 탄수화물 중독 증상을 보였다. 단 빵이나 케이크처럼 당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억제하지 못하는 증상이다. 이를 피하려고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끊어 버리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 뇌는 에너지원으로 탄수화물만 사용하는데, 단당류인 글루코스로부터만 얻는다. 결국 우리 뇌는 당을 달라고 끊임없이 소리친다. 스트레스만 늘어나고 살이 빠지기는커녕 체중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탄수화물 중독은 밥, 국, 나물(채소) 등 건강한 식사로 풀어야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쌀 중심의 한식은 비타민과 무기질을 골고루 함유하고 있어 열량이나 지방질의 과다 섭취를 막는다. 비만 억제는 물론 노년에 중요한 체내 면역 기능 유지에도 효과적이다. 물론 몇 가지는 챙겨야 한다. 밥과 함께 먹는 반찬을 채소 중심으로 구성해야 한다. 기름 대신 찌거나 삶는 조리법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식사 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하고 밥 한 숟가락을 30회 이상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을 들이자. 운동을 더하여 식사량과 에너지 소비 균형을 맞추면 그보다 정석인 건강 관리법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향긋한 봄의 정취를 담은 취나물솥밥
이 계절 즐겨 먹기 좋은 솥밥을 소개한다. 5월 제철 막바지를 맞은 취나물을 넣은 솥밥이다. 데친 취나물 80g에 다진 마늘 1작은술, 간장 1큰술, 참기름 1큰술을 넣고 버무려 놓는다. 다짐육 100g에 간장 0.5큰술, 다진 마늘 0.5큰술, 미림3큰술, 후추를 넣고 밑간을 한다. 솥에서 다짐육을 넣고 볶다가 불린 쌀 1컵을 넣고 볶는다. 육수나 다시마물을 붓고 끓이다가 데친 취나물을 올린다. 뚜껑을 닫고 약불로 12분 정도 익힌다.
솥밥의 매력은 재료의 향과 맛이 하얀 쌀에 진하게 배어든다는 점이다. 뜸 들인 뚜껑을 여는 순간 취나물의 쌉쌀하면서 싱그러운 향이 뜨거운 김과 함께 훅하고 퍼져 나온다. 억센 취나물이 기운 없이 허물어져 있다면 밥이 맛있게 잘 지어졌다는 신호다. 청양고추 썰어 넣은 간장 양념장을 넣고 슥슥 비벼 보자. 봄에만 즐길 수 있는 나물 솥밥이 완성된다.
토마토솥밥 ⓒ이주현
싱그러운 지중해식 토마토솥밥
솥밥하면 한식 재료를 떠올리기 쉽지만 쌀의 포용력은 국경을 넘어선다. 토마토, 올리브, 올리브유, 마늘 등 지중해풍 식재료로도 건강 솥밥이 가능하다.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다진 양파 3분의 1개, 다진 마늘 5큰술, 다짐육 80g을 넣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여 볶는다. 올리브와 굵게 다진 토마토 2분의 1개를 함께 볶는다. 불린 쌀과 함께 섞어 솥 안에 넣는다. 쌀 위에 열십자로 칼집을 넣은 토마토, 올리브, 허브 등을 올리고 육수를 붓는다. 뚜껑을 덮고 중불에서 한 번 끓어오를 때까지 익힌 후 약불에서 10분간 마저 익힌다. 마지막에 올리브유를 듬뿍 뿌려 잘 섞어 먹는다. 은은한 허브 향과 양질의 올리브유, 싱그러운 토마토가 잘 어우러져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이주현 푸드칼럼니스트·요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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