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오피니언
[사설] 여전한 5.18 폄훼
보수 살려면 ‘민주화 정신’ 존중부터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May 18 2025 08:28 PM
5·18 민주화운동이 45주년을 맞았다. 5·18 특별법 제정 30년, 법정기념일 지정 28년이 흘렀어도 여전히 5월 광주를 의도적으로 폄훼하고 왜곡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는다. 민주화운동 정신과 유공자를 진정으로 존중하는 태도가 정착돼야만, 비로소 5·18을 국민 통합의 구심점으로 삼을 수 있다.
김문수(오른쪽)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박관현 열사 묘역에서 참배하며 눈문을 흘리고 있다. 뉴스1
어제 광주에서 열린 5·18 기념식에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참석하지 않았다. 김 후보 측이 신군부 인사 정호용씨를 영입하려다가 여론 반발에 취소했던 것이 불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전두환 육사 동기인 정씨는 1980년 5월 투입됐던 공수부대의 지휘라인에 있던 특전사령관이었다. 5·18 유공자나 광주 시민 입장에선 진압군 인사를 같은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대선 후보의 무신경을 도저히 용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보수 정치인의 5·18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이달 초 5·18을 ‘광주 사태’라고 칭하며 역사의식 부재를 노출했다.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은 지난달 국회에서 5·18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말하며 진실을 피하려 했다. 이들을 임명한 윤석열 전 대통령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보수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3년 연속 5·18 기념식에 참석하며 통합 행보를 하는 듯했지만, 1980년 신군부처럼 계엄을 통해 헌정질서를 위협했다.
5·18의 원인·과정·결과는 오래전에 역사적 팩트로 확립됐고, 이제 누구도 대한민국 민주화에서 5·18이 가지는 소중한 의미를 부인할 수 없다. 보수정당 역시 기회가 있을 때마다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결정적 순간에 일부 정치인이 5·18 실언을 터뜨리며 갈등을 조장하는 일을 반복했다. 극우세력을 떨쳐내지 못한 것이 원인이고, 이런 망언들로 인해 보수정당은 갈수록 중도층으로부터 외면 받게 된다. 보수의 재건은 멀어져야 할 인사들까지 끌어들이는 ‘빅텐트’에서가 아니라, 당연히 인정해야 할 가치를 받아들이며 다수 국민의 공감을 끌어내는 일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정치가 해야 할 통합의 책무이기도 하다.
www.koreatimes.net/오피니언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