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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정부, 광물 개발 속도전 나서
인허가 절차 절반 단축·환경 단체 강한 반발
- 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
- May 22 2025 09:56 AM
온타리오 주정부가 광산 개발 승인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환경 규제 완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그 포드(Doug Ford) 주총리가 이끄는 온타리오 진보보수당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통한 온타리오 보호법(Protect Ontario by Unleashing our Economy Act, 이하 5호 법안)’을 도입하고, 이를 통해 광업 프로젝트의 인허가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멸종위기종 보호와 환경보호법 등 기존의 환경 규제를 전반적으로 수정하며, 주정부가 온타리오 전역의 특정 지역을 ‘특별경제구역(Special Economic Zone)’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구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프로젝트나 기업은 주법이나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도 된다. 포드 주총리는 이 법안 발표 당시, 북부 온타리오의 리튬, 니켈 등 주요 광물이 매장된 '링 오브 파이어(Ring of Fire)'를 특별경제구역 후보로 지목했다.
포드 주총리는 현재 온타리오의 광산 인허가 절차가 과도한 관료주의와 중복된 절차 때문에 비효율적이라며,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대중국 관세 정책을 언급하며 이를 타개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비영리 단체 마이닝 워치 캐나다(Mining Watch Canada)의 제이미 크닌(Jamie Kneen)은 관세를 규제 완화의 정당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민주주의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이미 계획했던 규제 완화를 다른 명분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온타리오 광업은 연간 약 160억 달러 규모의 경제 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며, 주정부는 전기차 산업 확장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주요 광물 생산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에너지·광산부 장관 스티븐 레체(Stephen Lecce)는 이번 법안이 광산 개발 승인 기간을 절반으로 줄여 기존 4년에서 2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레체 장관은 온타리오의 현재 인허가 속도가 호주,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한국보다 느리다며, 새로운 제도를 통해 산업화된 민주 국가 중 가장 빠른 허가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시스템은 ‘원스톱 창구(one window)’ 방식으로 운영돼, 현재처럼 여러 부처를 거치지 않고 단일 창구에서 모든 인허가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크닌은 실제로 광산 개발이 지연되는 주된 원인은 규제보다는 경제성에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북서부 온타리오의 마라톤 팔라듐-구리 프로젝트를 예로 들며, 해당 사업은 2012년 환경영향평가를 제출했지만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6년간 자진 중단됐고, 2020년에 재개돼 2022년에 연방 및 주정부 공동 승인을 받았음에도 아직 공사가 시작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S&P Global Market Intelligence)의 2023년 연구에 따르면, 광산이 발견부터 생산까지 걸리는 전 세계 평균 기간은 15.7년이며, 캐나다는 17.9년으로 더 긴 편이다. 미국은 13년, 호주는 14.5년, 스페인은 15년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탐사와 사전 연구에 12년, 승인에 1.5년, 건설에 2.3년이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같은 배경에도 불구하고 온타리오 광업협회(Ontario Mining Association)는 이번 법안에 대한 언론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반면 캐나다 니켈(Canada Nickel)의 마크 셀비(Mark Selby) 대표는 이번 법안이 광산업계에 ‘중대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원주민 권리와 환경 보호를 존중하는 동시에 효율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불확실한 승인 일정은 초기 투자 유치를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온타리오 주정부가 광산 개발을 신속화하기 위해 환경 규제 완화와 특별경제구역 지정을 포함한 법안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CP통신
하지만 일부 원주민 단체는 정부가 입법을 통해 원주민 영토에서 자의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으며, 환경 단체들 역시 멸종위기종 보호 약화를 우려하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번 법안은 포드 정부가 광산 개발을 신속화하기 위해 추진한 첫 번째 입법 시도가 아니다. 2023년에도 광산법(Mining Act) 개정을 통해 신규 광산의 운영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광산 폐기물에서 광물을 회수하는 허가를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전국적으로도 유사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연방정부는 자원 프로젝트 검토 기간을 단축하겠다고 밝혔고,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정부는 18개 프로젝트에 대해 신속 승인 절차를 제안했으며, 퀘벡의 프랑수아 르고(François Legault) 주총리도 허가 관련 관료주의 철폐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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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