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문화·스포츠
토론토교육청, 인종차별 대응 계획 가속
학교 내 팔레스타인 지우기 대응, 계획 10월까지 마련
- 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
- May 30 2025 03:31 PM
토론토교육청(TDSB, Toronto District School Board)이 반팔레스타인 인종차별 대응 전략 수립 일정을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21일 진행된 표결에서 15대 5로 해당 안건이 가결되면서, TDSB는 올해 10월까지 구체적인 실행 계획 초안을 마련하게 된다. 이는 기존 일정보다 최소 6개월 이상 빠른 조치다.
이번 결정은 최근 논란이 된 TDSB 현장 견학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논의에 두려움이 존재하는 분위기’를 지적한 가운데 나왔다. 알렉시스 도슨(Alexis Dawson)과 데비 킹(Debbie King) 교육위원은 오랜 시간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학교 내 ‘팔레스타인 지우기’ 사례를 들으며 문제의 심각성을 체감했다고 밝혔다. 특히 킹은 2023년 10월 7일 이후 해당 문제가 더욱 심화됐다는 주민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케이티 고완(Katie Gowan)이라는 학부모는 교육청이 지금까지 보여준 미온적 대응에 비춰 이번 조치는 환영할 만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부분의 학생이 자신의 뿌리와 문화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반면, 팔레스타인 학생들은 가족 이야기나 가자지구의 참상에 대해 이야기할 때 교사나 행정가로부터 제지당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TDSB는 지난 2023년 3월 혐오 및 인종차별 대응 전략을 개정하며 증오 유형별 대응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슬람 혐오와 반유대주의 대응 전략이 우선순위였고, 이후 흑인차별·트랜스포비아 등에 대한 계획이 수립될 예정이었다. 당시 반팔레스타인 인종차별에 대한 개별 전략은 고려되지 않았다.
이후 2024년 6월, 교육위원회는 일부 유대인 단체의 반대 속에 해당 전략 수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초 2025~2026학년도 중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도슨 위원은 학생과 지역 주민 의견을 반영해 일정을 앞당겨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반유대주의와 반팔레스타인 인종차별은 학교 현장에서 동시에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슨은 반팔레스타인 차별 대응 전략을 반유대주의 전략과 함께 병행해 개발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반유대주의 대응 전략의 1단계는 지난 2월에 완료됐다. 도슨과 킹은 이번 안건 상정 이후 ‘팔레스타인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인종차별적 이메일을 다수 받았다고 밝혔다.
토론토교육청이 반팔레스타인 인종차별 대응 전략 수립을 6개월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CP통신
지난주 같은 회의에서, 교육위원회는 니선 션(Neethan Shan) 이사장 명의로 온타리오 교육부에 두 가지 워크숍 개발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는 반유대주의 및 학교 내 팔레스타인 지우기 문제를 다루는 대화법 관련 교육으로, 온타리오 전역의 모든 교육위원과 고위 관계자에게 의무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 요청은 2024년 그래시 내로즈(Grassy Narrows) 현장학습 논란에 대한 독립 조사에서 나온 권고사항과 동일한 내용이다. 당시 조사관으로 임명된 전 공직자 패트릭 케이스(Patrick Case)는, 팔레스타인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목소리를 억압하는 인권 침해가 학교 안팎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TDSB 전체에 팔레스타인 문제를 둘러싼 ‘두려움의 문화’가 형성돼 있다고 분석했다.
조사보고서에는 반유대주의와 팔레스타인 지우기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필수 직무연수 도입이 권고됐다. 이에 벤 로스만(Ben Losman)이라는 유대인 학부모는 해당 교육이 실현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참여하는 토론토 유대인 가족 모임과 토론토 팔레스타인 가족 모임이 공동으로 유사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일부 교육위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온타리오 교육부는 교육청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폴 칼란드라(Paul Calandra) 교육장관의 대변인 엠마 테스타니(Emma Testani)는 성명을 통해 정치적 이슈는 교실에서 제외되어야 하며, 학생들이 읽기·쓰기·수학 역량을 갖춰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교육의 본질에 집중할 때라고 전했다. 그는 또 TDSB가 재정 적자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수영장 폐쇄나 교사 해고 없이 2%의 예산 절감을 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www.koreatimes.net/문화·스포츠
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