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주간한국
육안으로 알기 힘든 좌심실비대 진단
‘정확도 96%’ AI 기술 개발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n 07 2025 11:07 AM
심장초음파 영상만으로 좌심실비대(LVH) 여부를 진단하고, 그 원인 질환까지 구별해내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좌심실비대는 원인 질환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기존 진단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윤연이 교수 연구팀은 심장초음파 영상만으로도 좌심실비대 진단 및 원인을 구분하는 AI 기술을 만들었다고 2일밝혔다.
Adobe Stock
좌심실비대는 산소를 머금고 있는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는 심장의 좌심실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져 심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고혈압성 심장병과 비후성 심근병증, 심장 아밀로이드증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한다. 고혈압성 심장병은 오랜 기간 고혈압으로 심장 부담이 커지면서 좌심실 근육이 두꺼워지고 심장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비후성 심근병증은 유전적 요인으로, 심장 아밀로이드증은 특정 단백질(아밀로이드)이 심장에 쌓이면서 좌심실비대를 불러온다.
좌심실비대 진단에는 심장초음파가 1차 검사 방법으로 널리 활용되지만, 의료진의 육안으로는 심장 심실 내 미세한 구조 차이를 구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자기공명영상(MRI)과 같은 추가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원인질환 등에 대한 진단이 지연되고 치료가 늦어지면서 증상이 악화하는 일이 빈번했다.
연구진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심장초음파 영상에서 추출한 심근의 미세한 변화 같은 1만9,839개의 정보를 토대로 원인질환에 따라 좌심실비대 양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을 AI에게 학습시켰다. 좌심실비대 여부 진단은 물론, 대표적인 원인 질환인 고혈압성 심장병, 비후성 심근병증, 심장 아밀로이드증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외부 병원의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AI의 비후성 심근병증에 따른 좌심실비대 진단 정확도는 96%였다. 심장 아밀로이드증의 진단 정확도는 89%, 고혈압성 심장병은 83%였다. 진단 정확도는 전체 검사 대상자 중에서 정확히 진단한 비율을 뜻한다.
진단 민감도도 두 배 이상 높아졌다. 고혈압성 심장병의 진단 민감도는 기존 심장초음파 방식의 경우 33%였으나 AI 모델에선 75%로 향상됐다. 기존심장초음파 방식으로는 실제 환자 100명 중 33명만 진단받았지만, AI 모델을 적용하면 그보다 많은 환자를 찾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윤 교수는 “좌심실비대 원인 규명이 지연되면서 치료 기회를 놓치거나 나쁜 예후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며 “AI기술을 활용하면 1차 검사인 심장초음파 단계에서 원인질환을 보다 빠르고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 치료에도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www.koreatimes.net/주간한국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