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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병 환자, 개 키우면
사망 위험 65% 낮아진다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n 07 2025 11:08 AM
주말 저녁 한강이나 주변 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반려견과 함께 있는 이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개가 사람과 함께 산 것은 약 1만2,000년 전부터로 추정됩니다. 사람과 생활을 같이하게 되면서 개의 유전적 특성도 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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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된 개와 늑대의 유전인자를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늑대가 개로 진화하면서 발생한 유전적 변이가 사람이 유인원으로부터 진화하면서 얻은 변이와 유사하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시스템이 바뀌면서 공격성이 줄었고, 녹말이나 올리고당을 소화하는 효소 유전자, 장에서 포도당 흡수를 돕는 유전자 수는 더 많아졌다고 합니다. 개가 농경 생활을 하는 사람과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공격성은 물론, 소화계에 관여하는 유전자도 바뀌었다는 얘기입니다.
사람의 필요에 의해 개를 길들였겠지만, 반려견과 함께하는 것은 사람의 건강 측면에서도 도움이 됩니다. 최근 미국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키울 경우 고혈압 위험도가 31%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려견을 키우는 것과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본 여러 연구를 종합·분석한 결과를 보면,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보다 사망위험도가 약 24% 낮았습니다. 특히 심장병을 갖고 있는 환자가 반려견을 키울 경우 일반 심장병 환자보다 사망 위험도가 65% 낮았습니다.
반려견을 키우는 것이 건강에 좋은 이유는 첫째, 운동 효과 때문입니다. 반려견을 키우면 규칙적으로 산책을 해야 하는데 이런 행동이 반려견은 물론, 반려견 보호자도 함께 운동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반려견 보호자는 그렇지 않은 이보다 중등도 이상의 운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연구에서도 반려견을 키울 경우 자녀의 신체활동이 일평균 29분, 성인의 경우 일주일에 70분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체중을 줄이고 혈압을 떨어트려 건강에 좋은 영향을 줍니다.
두 번째, 정신적인 스트레스의 완화입니다. 스트레스로 우리 몸의 교감신경이 활성화하면 혈관내막에 이상 기능을 유발합니다. 혈관내막의 이상은 심장병이나 뇌혈관질환의 원인이 됩니다. 우울할 때도 교감신경이 활성화합니다. 하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있으면 스트레스가 줄고 기분·감정이 좋아집니다. 그로 인해 교감신경의 활성화 정도가 줄어들게 됩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생명을 키운다는 책임감도 막중합니다. 비용도 많이 들 수 있습니다. 또한 키우다 보면 물리거나, 천식· 알레르기 등 여러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단지 건강을 위해 반려동물을 키우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반려동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키우면서 성의를 다할 수 있다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은 반려동물 보호자의 건강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창범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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