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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바흐 ‘뚜껑’ 열렸다!

회장님車 지우고, 정숙함에 날렵함을 입히다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n 28 2025 09:10 PM

마이바흐 SL 680 모노그램 시리즈 시승기


아름다운 휴양지 스페인 이비사섬의 한 부둣가에서 4월 28일 처음 마주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L은 럭셔리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따사로운 햇살이 방향을 바꿀 때마다 사방에 적힌 마이바흐 로고가 은은히 모습을 드러냈고 잔잔한 곡선미는 마치 백조를 연상케 했다. 스포츠카에서 느끼기 어려운 절제된 미(美)였다. 드라이빙을 사랑하는 젊은 부유층 고객들의 마음을 저격할 이 차를 직접 몰고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이비사의 곳곳을 누벼봤다.

 


‘의전 중심’ 마이바흐, SL로 드라이빙 욕구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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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마이바흐 SL 680 모노그램 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SL 680 모노그램 시리즈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가 선보인 네 번째 모델로 브랜드 역사상 가장 스포티한 차량이다. 그동안 ‘회장님 차’라 불리며 의전 위주의 ‘쇼퍼 드리븐(Chauffeur-driven)’ 차량에 집중해 온 마이바흐가 ‘드라이빙 중심의 2인승 스포츠카’라는 색다른 선택을 해서다. 고든 바그너 메르세데스-벤츠 최고디자인책임자(CDO)는 “마이바흐의 기존 규칙, 규범을 깨는 첫 모델”이라고 표현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라인인 메르세데스-AMG SL에다가 마이바흐의 ‘정숙함’이란 특유의 감성을 더해 만들었다. 그래서 AMG SL이 으르렁거리는 사자와 같다면 마이바흐 SL은 카리스마와 우아함을 동시에 갖춘 푸마에 가깝다고 콘스탄틴 나이스 수석 엔지니어는 설명했다.

구불구불하고 경사가 많은 이비사의 도로 위에서 SL은 에너지가 넘치면서도 안정적 주행을 선보였다. SL에는 총 네 가지 주행 모드가 있는데 이 중 ‘마이바흐’ 모드를 추천받아 달려봤다. 낯설면서도 난도가 높은 도로 환경이었지만 운전자와 한 몸이 된 듯 날렵하게 움직이는 SL 덕에 과감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움직임이 더 강인한 느낌이었는데 차량 안에서 나는 배기음이 커져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오픈톱 상태로 속도를 올려도 유리창이 운전자를 넉넉하게 감싸고 있어 바람이나 소음, 속도감 등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머리칼 사이로 스며든 시원한 바람 덕에 상쾌함이 컸다. 또 바깥 온도와 관계 없이 냉난방이 잘돼 쾌적한 드라이빙을 이어갈 수 있었다.

마이바흐의 정체성인 정숙함도 빛을 발했다. 소프트톱을 열고 달릴 때도 음악을 듣거나 대화를 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고 닫았을 때는 마치 방음벽으로 둘러싸인 듯 조용했다. 특히 스포츠 모드 주행 시 들리는 배기음이 더 크게 느껴졌는데 이 소리가 밖에서는 들리지 않기 때문에 소음 걱정 없이 드라이빙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다른 마이바흐 라인업을 주행해보면 SL의 차별점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기자는 이비사와 서울에서 전동화 모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QS’와 최상위 SUV ‘GLS’를 시승해봤는데 두 차량 모두 2열 승객을 위한 배려가 돋보였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차량 자체가 거대해 다소 버겁게 느껴진 반면 2열에서는 넓은 공간감 덕에 이동 시 편안함을 크게 느꼈다. 또 뒷자리 승차감 유지를 위한 ‘마이바흐 주행 프로그램’, 전용 디스플레이, 이그제큐티브 시트 등으로 불편을 느낄 새가 없었다.

 


“마이바흐를 걸친 듯”… SL,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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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마이바흐 SL 680 모노그램 시리즈에는 소프트톱에도 로고가 많이 새겨져 있다. 이비사=오지혜 기자

 

SL의 또 다른 특징은 시선을 사로잡는 로고 플레이다. 보닛, 소프트톱은 물론 그릴 아래, 도어 트림에도 마이바흐 로고가 한가득 새겨져 있다. 몸과 하나같이 느껴지는 주행감에 수많은 로고 플레이까지 더해지니 SL은 마이바흐를 ‘탄다’는 표현보다는 ‘걸친다’는 표현이 더욱 걸맞게 다가온다. 마치 커다란 마이바흐 망토를 두른 듯해서다.

특히 보닛에 마이바흐 패턴은 선택 사항인데 여기에 높은 기술력이 숨어있다. 이 공정은 ‘픽셀 페인트’라고 불리는데 우선 베이스·클리어 코트를 바르고 이를 사람 손으로 매끄럽게 만든 뒤 보닛에 마치 잉크젯 프린터처럼 기계로 로고를 새긴다. 그런 뒤 또 클리어코트를 여러 번 덧바르고 매끄럽게 하는 작업을 거치는데 그랜드 피아노를 코팅하는 기술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래서 수많은 로고가 한눈에 들어오기보다는 은은하게 비칠 수 있다.

수많은 로고가 자칫 부담스럽게 느껴질 우려도 있다. 그러나 바그너 CDO는 럭셔리 브랜드는 꾸준한 관심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그는 “호불호는 있을 수 있지만 패턴을 통해 제품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게끔 한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소프트톱의 로고가 멋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로고 플레이를 좋아하는 MZ세대에게는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유럽에서 공개된 시작 가격은 25만 유로(약 4억 원) 정도였는데 로고 옵션을 더하면 이보다 더 비싸진다. 힘을 폭발하며 달리는 드라이빙을 원하는 고객은 다른 스포츠카로 눈길이 돌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마이바흐의 럭셔리함을 온몸에 휘감은 채 드라이빙을 즐기고 싶은 부유층 고객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비사=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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