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주간한국
‘저속노화 식단‘ 열풍 부는데
연령별 차이 둬야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n 22 2025 02:14 PM
실버 세대는 단백질 조절이 핵심 버섯·두부 등 활용 ‘건강한 한끼’
Q. 최근 저속노화(Slow A ging)가 화두다. ‘천천히 늙는 법’에 대한 정보가 홍수처럼 넘친다. 평소 건강 식단에 관심이 많아 각종 미디어에서 알려주는 저속노화 식단을 그대로 실천해봤다. 밥은 렌틸콩밥으로 바꿨고, 반찬은 식물성 단백질 음식으로 채웠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소화도 안 되고 기력이 떨어져 결국 식단을 중단하고 말았다. 너도나도 저속노화 예찬 일색인 요즘, 이런 식단이 맞지 않는 사람도 있을까?
Adobe Stock
A. 저속노화 식단의 장점은 분명하다. 몸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건강한 변화를 유도한다는 점이다. 급격한 다이어트나 극단적인 절식을 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 없이, 불필요한 지방은 자연스럽게 줄이며 식단도 편안하게 유지할 수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줄고, 덩달아 수면의 질이 개선된다. 또 70세 이후로는 노화뿐만 아니라 치매 예방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바로 연령대에 맞는 적절한 식단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순당, 정제 곡물, 붉은 고기와 가공육, 기름으로 튀긴 음식 등은 모두 저속노화 반대 개념인 ‘고속노화’를 유발하는 음식이다. 과식 습관과 운동 부족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노화 속도에 가속이 붙는다. 저속노화의 대가로 알려진 정희원 교수는 이런 식습관은 단순 노화 촉진뿐만 아니라 노년기 암, 치매 발병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지적한다. 저속노화 식단이 암 예방 식단과 비슷한 형태를 띠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속노화 식단의 핵심은 안 좋은 음식을 좋은 음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정제 곡물 대신 현미, 렌틸콩, 귀리 등의 잡곡과 통곡물을 섭취한다. 붉은 육류는 리코타 치즈, 그릭 요거트, 렌틸콩, 두부, 낫토, 계란, 닭가슴살 등의 단백질로 대체한다. 마지막으로 단순당 섭취를 제한하고 초록 채소를 듬뿍 먹는다. 전 세계 장수식단의 공통점을 모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일부 미디어에서 소개하는 저속노화 식단은 2030세대까지 아우른다는 점이 문제다. A씨가 식단을 중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장년층을 위한 저속노화는 조금 달라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저속노화 식단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 렌틸콩밥이다. 렌틸콩은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급격한 혈당 수치 상승을 방지한다. 그러나 바꿔 말하면 소화가 더디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은 백미나 현미를 섞는 등 소화 능력에 맞게 비율을 조절해야 한다,
6070 저속노화 식단에서 ‘필사적’으로 챙겨야 하는 영양소가 바로 단백질이다. 우리 몸은 40세 이후 매년 1%씩 근육량이 줄어들며 60세 이후에는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근육이 줄어들면 1차적으로 낙상 위험이 증가하고 신체 기능도 급격히 저하된다. 더 나아가 혈당 조절 능력이 저하되고 골절이나 심혈관 위험이 높아진다. 저속노화 식단은 식물성 단백질을 강조하지만, 근감소증이 있거나 75세 이상의 고령층은 동물성 단백질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닭가슴살 팽이버섯 덮밥
닭가슴살 팽이버섯 덮밥
동물성 단백질을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는 저속노화 요리를 소개한다. ‘닭가슴살 팽이버섯 덮밥’이다. 먼저 기름을 두른 팬에 다진 파와 다진 마늘을 1큰술씩 넣고 볶는다. 채 썬 양파 2분의 1개를 같이 볶는다. 물 400mL, 굴소스 2큰술, 간장 1큰술, 올리고당 1큰술, 소금, 후추를 섞은 양념장을 붓고 중불에서 바글바글 끓인다. 삶은 닭가슴살 1덩어리를 결대로 찢어서 함께 넣고 졸인다. 마지막으로 4㎝ 길이로 썬 팽이버섯을 넣고 전분물로 걸쭉하게 농도를 맞춘다. 함께 곁들이는 밥은 개인 소화 기능 상태에 따라 렌틸콩이나 현미를 추가한다. 여기에 초록 채소를 곁들이면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성한 저속노화 한 끼 식단이 완성된다.
두부 김 무침
두부 김 무침
수분이 적은 부침용 두부 반모를 준비한다. 파의 흰 부분을 약 10㎝ 길이로 준비한 뒤 잘게 다진다. 마지막으로 김밥용 김 한 장을 잘게 부순다. 수분을 제거한 두부를 성글게 으깨 파, 김, 참기름 2분의 1 큰술, 조미액 1큰술, 깨를 넣고 잘 섞는다. 두부는 시간이 지나면 수분이 나오기 때문에 먹기 직전에 먹을 양만큼 조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파가 포인트다. 파의 아삭아삭한 식감과 알싸한 매운맛이 자칫 슴슴할 수 있는 두부의 맛을 보완한다. 잡곡밥을 먹는다는 가정하에 두부 반찬에 삶은 계란을 추가하면 한 끼 권장 섭취량인 단백질 20g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저속노화는 오늘 내가 먹은 음식, 내가 한 운동, 수면의 질처럼 세세한 생활 습관이 모여 나타난다. 건강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평소 나의 몸 상태를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식단을 유지한다면 노화 시계의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이다.
이주현 푸드칼럼니스트·요리연구가
www.koreatimes.net/주간한국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