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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그날’ 내달 19일 공개
“채 상병 사건, 기억하게 만들어야”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n 10 2025 01:56 PM
해병대 선배 최진수 감독 제작 수중·항공 등 특수장비도 동원 크라우드 펀딩으로 대관·작업비
“왜 구명조끼도 없이 고무장화에 해병대 티셔츠만 입고 명령을 수행해야 했을까? 누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을까? 이 질문을 우리는 끝까지 놓을 수 없습니다.”
해병대 출신인 최진수 감독이 채상병 순직 사건의 내용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그날' 포스터. 최진수 감독 제공
2023년 7월 폭우로 수해를 입은 경북 예천군에서 실종자 수색에 해병대원들이 투입됐다 발생한 ‘채 상병 순직 사건’ 을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한다. 제목은 ‘그날’(That Day). 채 상병의 순직을 안타까워 한 해병대 예비역들이 중심이 돼 제작된 이 영화는 사건 발생 2주기인 다음 달 19일 공개된다.
영화를 제작한 최진수(48) 감독은 5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단순히 당시 사건을 재현한 영화가 아니라 지휘관의 무책임한 명령이 초래한 한 청년의 죽음에 대한 기록”이라며 “기성 언론이 조명하지 않은 사건의 인과 구조와 실체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파헤친 최초 사례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채 상병의 해병대 선배(794기)이기도 한 최 감독은 수중 미디어 제작업체를 운영하며, 스쿠버다이빙 강사이자 수중 촬영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엔 민간잠수사로 구조 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영화는 최 감독이 제작·기획·연출 등을 도맡아 1인 독립영화로 제작됐다. 지난해 7월부터 지난 4월까지 제작된 영화는 군 내부 명령에 따른 구조적 희생, 군사적 책임을 회피하는 주요 지휘관 및 사회에 대한 비판적 내용을 담았다. 다큐멘터리와 실화 기반의 스릴러, 뉴스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장르다. 폭우와 산사태가 발생한 예천 내성천 수해 현장에 투입된 해병대원과 채 상병이 직면했을 공포와 분노, 고통을 고스란히 담았고, 제작사의 추가 취재와 언론 보도 내용을 재구성했다. 최 감독의 특기를 살린 수중·항공 등 특수 장비도 동원됐다. 내성천 사고 현장을 비롯해 그동안 해병대원들이 참여한 각종 집회와 추모 분향소 활동, 전·현직 해병대원들의 증언, 국회 청문회 장면 등도 담았다.
최 감독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누군가는 기록하고, 기억하게 만들어야 했다”며 “영화 그날은 단지 안타까운 청년의 죽음을 다룬 것이 아니라, 사회가 책임이라는 단어를 얼마나 가볍게 여겨 왔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작사 측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극장 대관료와 후반 작업비, 배급비 등을 마련한 뒤 다음 달 19일 스크린에 올릴 예정이다. 러닝타임은 약 26분이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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