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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경쟁자, 인프라에서 손잡다
오픈AI·구글, 클라우드 자원 공유 계약 체결
- 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
- Jun 10 2025 02:06 PM
오픈AI가 컴퓨팅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알파벳(Alphabet)의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협력은 두 기업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 관계에 있음에도 성사된 것으로, 지난 몇 달간 논의 끝에 5월 최종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은 AI 모델을 학습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업계 경쟁 구도를 새롭게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을 기반으로 성장해왔지만, 최근 들어 컴퓨팅 자원 공급처를 다각화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는 이번 협약을 통해 오픈AI의 AI 모델 훈련과 추론 처리에 필요한 추가 인프라를 제공하게 된다.
오픈AI의 챗GPT는 구글의 검색 시장 지배력에 가장 큰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구글 경영진은 최근 AI 경쟁이 승자 독식 구조는 아닐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협력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양측이 컴퓨팅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전략적 이해관계를 조율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오픈AI는 챗GPT가 공개된 2022년 말 이후 급증한 컴퓨팅 수요에 대응하고 있으며, 모델 훈련뿐 아니라 실시간 정보 처리에도 막대한 인프라가 필요한 상황이다. 회사는 6월 기준 연간 수익 실행률이 100억 달러에 도달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AI 채택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오픈AI는 올해 초 소프트뱅크(SoftBank), 오라클(Oracle)과 함께 5천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사업 '스타게이트(Stargate)'에 참여했으며, 코어위브(CoreWeave)와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컴퓨팅 계약을 체결했다. 또 자체 칩 설계를 통해 외부 하드웨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구글과의 이번 협력은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또 다른 조치다. 오픈AI는 지난 1월까지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 클라우드 서비스를 독점적으로 사용해 왔으나, 이후 다른 공급자와의 계약을 모색해왔다. 구글과는 수개월간 협의가 이어졌으나,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독점 계약으로 인해 최종 서명은 지연된 바 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는 투자 조건을 재조정 중이며,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유할 지분 비율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구글 입장에서는 자사의 클라우드 사업 성장에 기여할 대형 계약을 체결하게 된 셈이다. 구글은 최근까지 내부적으로만 활용하던 자체 설계 칩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외부 고객에 개방하고 있으며, 이번 계약은 그 일환이다. 구글 클라우드는 2024년 기준 430억 달러의 매출로 알파벳 전체 수익의 약 12%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와 경쟁하며 중립적 인프라 제공자를 자처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주요 고객군으로 확보하려 하고 있다.
오픈AI가 컴퓨팅 수요 대응을 위해 구글 클라우드와 협력하며 마이크로소프트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언스플래쉬
이번 계약은 구글이 자사의 AI 기술 역량을 활용해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구글 내부 자원 배분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컴퓨팅 용량이 제한된 상황에서 기업 고객과 일반 사용자 대상 서비스 간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에 대한 과제가 남아 있다. 지난 분기 기준으로도 구글은 클라우드 고객 수요를 전부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챗GPT는 사용자 수에서 구글의 챗봇 경쟁작을 크게 앞서고 있으며, 일부 분석가들은 검색 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알파벳 CEO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는 오픈AI가 구글의 지배적 사업 모델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생태계 관리와 사업 성장이라는 두 목적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주요 경쟁사 간의 관계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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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