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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스’ 50년, 공포에서 전설로
개봉 당시 상어에 대한 대중 심리에 지대한 문화적 파장 남겨
- 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
- Jun 20 2025 01:02 PM
1975년 6월 20일, 영화 한 편이 개봉되며 여름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은 계절이 됐다.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의 영화 ‘죠스(Jaws)’는 개봉 직후 대중을 공포에 빠뜨리며 영화사상 첫 여름 블록버스터 시대를 열었고,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문화적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주 해변 마을을 배경으로, 백상아리가 해수욕객을 습격하는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1억 달러를 넘는 수익을 올리며 흥행 기록을 새로 썼다. 당시 침체돼 있던 영화 산업을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관객들은 수 시간씩 극장 앞에 줄을 서며 영화를 보기 위해 몰렸다.
이 작품은 단순한 흥행작을 넘어 현실에도 영향을 미쳤다. 몬트리올 콩코르디아대학교(Concordia University) 커뮤니케이션학 교수 찰스 애클랜드(Charles Acland)는 이 영화가 ‘정교하게 구성된 작품’일 뿐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상어에 대한 공포심을 각인시켰기 때문에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된다고 설명했다.
피터 벤츨리(Peter Benchley)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초기 개봉 당시 2억 6,0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고, 이는 현재 물가로 환산하면 15억 달러가 넘는 금액이다. 영화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고, 음향, 편집, 음악 부문에서 수상했다.
‘죠스’는 후속편과 수많은 상어 영화 장르를 낳았으며, ‘오픈 워터(Open Water)’, ‘딥 블루 씨(Deep Blue Sea)’, ‘샤크네이도(Sharknado)’와 같은 작품들에 영향을 미쳤다. 애클랜드는 ‘죠스’가 최초의 블록버스터라는 인식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 이전에도 ‘아라비아의 로렌스(Lawrence of Arabia)’나 ‘벤허(Ben Hur)’ 같은 대작들이 블록버스터라 불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죠스’는 강력한 마케팅과 14주간의 박스오피스 1위 기록으로 여름을 ‘흥행 대작’의 계절로 만들었다.
‘죠스(Jaws)’는 1975년 개봉 이후 블록버스터 시대를 열고, 상어에 대한 대중 인식과 해양 보존 논의에까지 영향을 미친 영화로 남았다. 언스플래쉬
상어에 대한 공포는 실제보다 과장된 측면이 있다. 플로리다 자연사박물관 산하 국제 상어 공격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이유 없는 상어 공격은 47건에 불과했고, 이 가운데 사망자는 4명뿐이었다. 이는 영화 ‘죠스(Jaws)’ 속에서 상어에게 희생된 인원보다 적은 수치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롱비치 캠퍼스의 상어연구소의 크리스 로우(Chris Lowe)는, 영화가 개봉할 당시 대중은 백상아리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었으며,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 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공포심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상어 모형 ‘브루스(Bruce)’는 영화 시작 후 81분이 지나서야 처음 등장했고, 전체 상영 시간 중 실제로 화면에 등장한 시간은 단 4분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러한 연출은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로우는 영화가 개봉했을 무렵 이미 백상아리 개체 수는 남획으로 인해 감소하고 있었으며, 아이러니하게도 영화가 오히려 상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보존과 보호 조치가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 결과 1990년대 이후 상어 개체 수는 점차 회복세를 보였고, 최근에는 대서양 캐나다 인근 해역에서도 상어의 출현이 늘고 있다.
오늘날 과학적 데이터는 상어가 인간을 노리는 포식자라는 영화의 이미지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로우는 ‘죠스’와 같은 영화가 다시 한번 대중의 인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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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