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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과 꿈으로 가득 찬 청춘 무대...
‘어쩌면 해피엔딩’ 2막 영근다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n 26 2025 11:11 AM
"대학로 최애작이 브로드웨이 가서 토니상까지 탔다니 당연히 자랑스럽죠."
12일 서울 종로구 서연아트홀에서 배우 최민석씨가 150석 규모의 소극장 무대에 올라 관객석을 바라보고 있다.
대학로 소극장에서 만난 배우들은 창작 뮤지컬 '어쩌다 해피엔딩' 이야기에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어쩌다 해피엔딩'은 대학로의 300석 규모 소극장 흥행작으로, 브로드웨이 진출 후 지난 8일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무려 6관왕을 차지하며, K공연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제2의 토니상을 꿈꾸는 연극배우들의 대학로 소극장을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엿봤다.
예산이 빠듯한 대학로 소극장에서는 배우가 조연출, 소품팀, 기획팀 역할도 겸한다. 오후 4시 연극 시작 1시간 전 한 배우가 화장실 바닥을 솔로 닦으며 목을 풀었다. 그 새 다른 배우는 150석 규모의 빨간 객석을 하나하나 수건으로 정성껏 닦는다. 조명이 나갔다는 조연출의 한마디에 배우가 직접 사다리에 올라 조명을 손봤다. "저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소극장 연극은 이렇게 돌아가요." 배우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11일 서연아트홀에서 극작과 연출을 맡은 배우 노푸름씨가 조명을 고치고 있다.
같은 날 연극 ‘비누향기’ 공연 중 배우 이채원씨가 동료 배우의 빠른 환복 장면을 위해 무대 뒤편에 옷을 들고 대기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받는 금액으로 생계를 이어 나가기엔 턱도 없다.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소극장 연극배우의 급여는 한 회차당 4~7만 원 가량에 불과하다. 소극장 배우 상당수는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연극 및 촬영을 대비해 일정 변경이 가능한 카페 아르바이트, 학습지 교사, 배달, 상하차 알바 등을 병행하고 있다.
낮은 임금, 열악한 제작 환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학로를 찾는 예술인이 많은 것은 대학로가 가진 특유의 실험 정신 덕이다. 상업성과 자본 논리에서 비교적 자유롭기에 신선한 시도들이 가능하다. 엘리트 연기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에게도 기회의 문이 열려 있어 '청춘'과 '도전'의 상징으로 통한다.
같은 날 극 중 커튼이 바람에 흔들리는 설정을 위해 배우 손창민씨가 무대 세트 뒤에서 선풍기 바람을 무대 쪽으로 쏘고 있다.
10년 차 배우 노푸름(35)은 연기 관련 교육을 받지 않은 채 소극장 뮤지컬로 대학로에 처음 입성했다가, 최근엔 직접 쓴 극의 배우로 무대에 서고 있다. 작년에 연극학과를 졸업한 최민석(26) 역시 친구들과 함께 직접 극장을 대관해 공연을 올리며 대학로에서 한 발을 내디뎠다. 최씨는 “무대의 크기를 가리지 않고 도전하면서 연기와 연극을 가장 기초부터 배워나가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어쩌다 해피엔딩'은 대학로 소극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두 로봇의 사랑 이야기라는 생소한 주제에 도전해 관객의 피드백을 가까이서 받으며 극은 완성도를 더해갔다. 이제 공연계의 관심사는 제2의 '어쩌다 해피엔딩'이 제작될 수 있을지에 쏠려있다. 원종원 순천향대 연극영화과 교수는 “창작자들이 발칙한 상상을 실험하고 관객 반응을 살필 수 있는 곳이 대학로"라며 "앞으로도 이런 도전이 이어지려면 소극장 작품에도 지원이 돌아갈 수 있게끔 단계별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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