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주간한국
캐나다데이 밤하늘 수놓을 불꽃
연소 반응과 금속 화합물이 만드는 형형색색의 공중 쇼
- 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
- Jun 30 2025 02:42 PM
캐나다데이(Canada Day)가 다가오면서 캐나다 전역에서는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가 준비되고 있다. 다양한 색과 모양, 크기로 펼쳐지는 불꽃놀이는 사실 단 두 가지 기본적인 구성 요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바로 스파클러(sparkler)와 폭죽(firecracker)이다.
스파클러는 어린 시절 불꽃놀이가 시작되기 전 손에 쥐고 흔들던 반짝이는 금속 막대로 익숙하다. 이 작은 막대는 불꽃놀이의 핵심 구성 요소로, 금속 손잡이에 붙여진 건조된 화학 혼합물로 이루어져 있다. 이 혼합물에는 알루미늄 같은 작은 금속 조각, 산화제인 과염소산칼륨, 그리고 덱스트린 같은 전분질 결합제가 포함된다. 여기에 숯이나 황을 추가해 연료 역할을 더하기도 한다. 점화되면 금속 조각이 산소와 반응해 불꽃을 만들고, 산화제가 연소 과정을 시작하고 지속시키는 역할을 한다.
맥길대학교(McGill University) 과학사회실의 조 슈워츠(Joe Schwarcz) 박사는 강한 빛을 내기 위해서는 공기 중 산소보다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하며, 이 역할을 과염소산칼륨이 한다고 설명한다. 점화 후 과염소산칼륨은 분해되어 염화칼륨과 산소를 만들어내고, 이 산소가 금속과 반응해 연소가 지속된다. 생성된 열은 다시 과염소산칼륨을 분해시키고, 반응은 산화제나 금속이 소진될 때까지 이어진다.
폭죽은 종이로 만든 관이나 구 형태에 화약을 채워 넣고, 불꽃을 내부로 전달하는 도화선이 연결돼 있는 구조다. 화약은 질산칼륨, 숯, 황으로 이루어져 있다. 도화선은 단순한 끈이 아닌 화약이 감긴 여러 겹의 구조로 되어 있어 불꽃을 눈에 보이게 하며 점화를 유도한다. 도화선이 내부에 도달하면 황이 먼저 연소되어 숯에 불을 붙이고, 발생한 열이 질산칼륨을 가열해 산소를 방출한다. 연소 과정에서 발생한 가스는 팽창하며 내부 압력을 높이고, 결국 폭죽이 터진다. 이 모든 과정은 찰나에 일어나며, 큰 소리와 함께 불꽃이 번쩍이는 효과를 낸다.
스파클러와 폭죽의 개념을 결합한 불꽃 셸(shell)이 진짜 불꽃놀이의 시작점이다. 가장 기본적인 셸은 종이와 끈으로 만든 빈 원통형 또는 구형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심에는 버스트 차지(burst charge)라 불리는 폭죽이 들어 있고 도화선을 통해 외부와 연결된다. 남은 공간은 화약과 함께 스파클러 성분이 들어 있는 작은 별 조각들로 채워진다.
타이머 도화선에 점화되면 셸은 발사관에서 하늘로 솟구치고, 도화선이 천천히 타들어가 끝에 도달하면 내부 폭죽이 터진다. 이때 내부 화약이 폭발하면서 셸을 터뜨리고 별 조각에 불이 붙으며 공중으로 퍼지게 된다. 별의 구성 성분과 배치에 따라 불꽃의 색과 형태가 결정된다.
불꽃의 색은 별 속에 포함된 금속이나 금속 화합물에 따라 달라진다.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은 흰색, 티타늄은 은색, 염화구리는 파란색, 스트론튬과 리튬은 빨간색, 염화바륨은 초록색, 질산나트륨은 노란색, 염화칼슘은 주황색을 낸다. 이러한 색은 원자들이 연소 과정에서 에너지를 흡수한 뒤, 여분의 에너지를 빛의 형태로 방출하면서 발생한다. 방출되는 빛의 파장과 에너지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 알루미늄은 전 영역의 파장을 방출해 흰색으로 보이고, 구리는 주로 푸른 빛, 바륨은 초록빛, 스트론튬은 붉은빛을 낸다.
별 조각을 셸 내부에 무작위로 배치하면 피오니(peony)라 불리는 구형 불꽃이 만들어진다. 불꽃 디자이너들은 다양한 색의 별과 다른 연소 성분을 조합하고 배치해 달리아(dahlia), 국화(chrysanthemum), 암술(pistil) 같은 꽃 모양, 야자수나 버드나무 모양, 고리, 별, 거미, 폭포 등 독특한 형태의 불꽃을 설계할 수 있다. 불꽃의 층을 나누어 시간차를 두고 터지게 하면 다양한 특수 효과도 가능하다.
불꽃놀이는 산화제와 금속 화합물의 반응으로 색과 형태를 만들어내며, 날씨와 지역별 규제로 실행 여부가 달라진다. 언스플래쉬
불꽃놀이는 하늘에서 벌어지는 다른 모든 현상과 마찬가지로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날씨 예보에 따라 불꽃놀이가 연기되거나 취소되기도 한다. 구름은 대개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가장 작은 셸은 약 120미터, 가장 큰 셸은 350미터 상공에서 터지기 때문에 짙은 안개나 낮은 층운이 아니라면 관중들이 불꽃을 보는 데 문제는 없다.
그러나 바람은 불꽃놀이에서 가장 큰 변수다. 바람 방향과 세기에 따라 셸이 원래 터져야 할 범위를 벗어날 수 있고, 연기나 잔해가 관중 쪽으로 이동해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반대로 바람이 전혀 없는 경우에도 연기가 정체되며 불꽃놀이 시야를 가리거나 공기 질을 악화시킨다. 특히 불꽃놀이 다음 날에는 기온 역전 현상으로 인해 연기가 대기 중에 머물며 기존의 도시 오염 물질과 결합해 공기를 더욱 오염시킬 수 있다.
강수는 불꽃놀이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을 완화시켜 오히려 불꽃놀이 개최를 가능하게 하기도 한다. 다만 캐나다에서는 지역별로 불꽃놀이 금지 또는 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밴쿠버는 2016년부터 시 전역에서 불꽃놀이를 금지하고 있으며, 토론토는 빅토리아데이와 캐나다데이 같은 국가 공휴일에만 불꽃놀이를 허용하고 있다. 지역별로도 가뭄과 산불 위험도에 따라 불꽃놀이 허용 여부가 달라진다.
캐나다 천연자원부(Natural Resources Canada)는 산불 위험도 지수 시스템을 통해 토양 습도, 연료 가용성, 날씨 조건 등을 종합해 위험 지수를 제공하고 있다. 산불 대응은 주정부 기관이 맡으며, 불꽃놀이 사용 금지나 제한도 이들 기관이 결정한다.
www.koreatimes.net/주간한국
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