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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문화·스포츠

“살자고 하는 짓은 다 용감하다”

인생작 만난 박보영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l 09 2025 02:06 PM

드라마 ‘미지의 서울’ 1인 2역 미래·미지 작은 디테일 살려 차별화 “자연스러운 재현, 연기 몰입감 높여” 장애 등 현실적으로 그려낸 수작 “거부감 없게 표현한 건 극본의 힘” “어두운 역할 정점 찍은 뒤 가볍고 밝은 작품으로 돌아올 것”


“박보영이 어떤 연기를 하는 배우인지 물어보면, 이 작품을 보여주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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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박보영이 연기한 유미지. tvN 제공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쌍둥이 자매 유미래·미지를 1인 2역으로 연기한 배우 박보영(33)에 대해 한 시청자가 남긴 글이다. 박보영은 이 드라마로 “박보영이 쌓아 올린 연기의 정점” “연기 인생 최고의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박보영은 빼어난 연기로 ‘미지의 서울’ 방영 초반부터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1위에 올랐고, 드라마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지난달 29일 종영했다. 박보영을 26일 서울 강남구의 소속사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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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종영한 드라마 '미지의 서울'. tvN 제공

 

박보영이 연기한 미래·미지는 성격이 정반대다. 서울의 공기업에 다니는 미래는 차분하고, 고향에서 어머니와 사는 미지는 별명이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캔디’일 정도로 밝다. 그런데 회사 내 괴롭힘과 성추행으로 고통받는 미래와 미래를 도우려는 미지가 서로 삶을 바꾸면서 박보영은 ‘미래인 척하는 미지’ ‘미지인 척하는 미래’까지 연기했다.

자칫 혼란스럽거나 어색해질 수 있는 설정임에도 자매를 자연스럽게 재현한 박보영의 연기가 몰입감을 높였다는 평가가 많다. 박보영은 “미래와 미지 캐릭터에 과하게 차이를 두기보다 각자만의 디테일을 살리려 했다”며 “예를 들어 미래는 늘 꼿꼿이 앉아 있는 반면 미지는 구부정하게 걸터앉는다”고 말했다. 하루에 두 캐릭터를 모두 촬영할 때는 감정이입에 애썼다. 박보영은 “차분한 미래를 찍을 때는 대기실에서 나갈 때부터 기운 없이 어기적거리며 걸어 가고, 밝은 미지를 찍을 때는 높은 톤으로 ‘빨리 가자!’ 외치며 뛰어갔다”며 “각자의 텐션을 만들기 위해 그 캐릭터로 지내는 시간을 늘리려 했다”고 말했다.

특히 미래와 미지가 함께 있는 장면은 촬영 난도가 높았다. 그는 “(연기 상대가 없어) 허공을 보며 연기하기도 했다”며 “미래·미지를 컴퓨터그래픽(CG)으로 붙였을 때 어색하지 않게 눈 높이와 리액션 타이밍 등을 하나하나 계산하는 게 어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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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서울'에서 쌍둥이 자매 미래와 미지가 마주보며 대화하는 모습. tvN 캡처

 

 

‘미지의 서울’은 깊은 위로를 전하는 대사가 많았다. 부상으로 육상 선수의 꿈이 꺾여 3년간 방 밖으로 나가지 못한 미지가 할머니에게 “너무 초라하고 지겨워. 나한테 남은 날이 너무 길어서 아무것도 못하겠어”라며 울 때 할머니가 “사슴이 사자 피해 도망치면 쓰레기야? (···) 살자고 하는 짓은 다 용감한 거야”라고 말한 장면은 특히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했다. 박보영도 그랬다. 그는 “저도 ‘이렇게 많은 날들을 어떻게 살아가지, 막막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며 “미지의 대사가 너무 가슴에 걸렸고, 할머니의 말이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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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선수 꿈이 꺾인 후 3년 동안 방에서 은둔한 미지(박보영). tvN 캡처

 

담백한 대사들도 마음을 흔들었다. 박보영은 “호수(박진영)가 미지에게 고백할 때 ‘좋아해. 아주 오래, 되게 많이’라고 한다”며 “미사여구 없이 너무 담백해서 대본을 읽으며 마음이 몽글몽글했다”고 말했다. ‘미지의 서울’은 장애, 비혈연가족, 동성애, 직장 내 괴롭힘, 성추행 등을 현실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려낸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박보영은 “성추행 등을 거부감 없이 잘 그려준 것이 이 극본이 가진 가장 큰 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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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보영. BH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 19년 차인 박보영은 영화 ‘과속 스캔들’(2008)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2015) ‘힘쎈여자 도봉순’(2017) 등이 크게 흥행하며 밝은 이미지로 각인됐다. 이미지를 바꾸고 싶어 최근 몇 년 동안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2023)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2023) ‘조명가게’(2024) 등에서 다소 어두운 역할을 맡았다. 지금은 범죄 스릴러 드라마 ‘골드랜드’를 촬영 중이다. 박보영은 “‘골드랜드’에서 맡은 희주는 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 가장 어둡다”며 “어둠의 정점을 찍은 후 다시 가볍고 밝은 작품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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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oreatimes.net/문화·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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