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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쓰다듬기, 언제 멈춰야 하나
과잉 자극에 대한 방어 반응, 행동교정으로 개선 가능
- 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
- Jul 03 2025 03:59 PM
고양이가 쓰다듬는 도중 갑자기 공격하는 ‘펫팅 공격성(petting aggression)’은 다양한 고양이 공격 행동 중에서도 보호자를 가장 혼란스럽고 당황하게 만드는 유형이다. 고양이는 때때로 관심을 구하며 쓰다듬는 것을 즐기다가도, 몇 번의 손길 후 갑자기 물거나 할퀴는 반응을 보인다.
이러한 행동은 쓰다듬기, 안기기, 다가가기, 혹은 좋아하는 자리를 빼앗기는 등의 접촉을 중단시키기 위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비교적 흔한 고양이의 습성이며, 보호자의 노력으로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개와 달리 고양이는 쓰다듬는 자극에 쉽게 과민 반응을 보일 수 있다. 개인차는 있지만 일정한 선을 넘으면 불쾌하거나 고통스러운 자극으로 인식해 공격적으로 반응한다. 동물 행동학자들은 이를 ‘펫팅 유도 공격성(petting-induced aggression)’으로 분류한다.
이 같은 행동은 보통 어린 시절 일찍 어미와 떨어졌거나 에너지가 많은 고양이에게서 자주 나타나며, 장시간 혼자 지내는 환경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체벌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대부분의 고양이는 신체적 제지를 도전으로 받아들이며, 이후 더 심한 공격 행동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아이에게는 위험할 수 있어, 보호자는 공격의 전조 신호를 잘 파악하고 그런 상황을 사전에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신호로는 꼬리의 격한 움직임, 뒤로 젖혀진 귀, 확장된 동공, 심박수 증가, 낮은 으르렁거림, 그리고 등 피부의 경련 등이 있다. 이러한 징후가 보이면 물기나 할퀴기 같은 공격이 임박했음을 의미한다.
고양이의 펫팅 공격성은 과잉 자극에 대한 방어 반응으로, 쓰다듬기 임계치를 파악하고 일관된 훈련으로 개선할 수 있다. 언스플래쉬
행동을 개선하려면 먼저 고양이가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상황을 피하고, 그 행동이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학습하게 해야 한다. 일관된 대응과 인내심이 중요하며, '단호한 사랑'을 실천해 고양이가 원하는 방식으로 행동을 조종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고양이가 일시적으로 더 강하게 반응할 수 있는데, 행동 수정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므로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고양이마다 허용할 수 있는 쓰다듬기의 한계, 즉 ‘펫팅 임계치’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부분 고양이는 머리나 목 부위를 쓰다듬는 것은 편안하게 느끼지만, 전신을 쓰다듬는 것은 불쾌할 수 있다. 고양이가 반응하기 전까지 허용하는 손길의 횟수를 파악하고, 그 이전에 쓰다듬기를 멈추는 것이 효과적인 대응이다.
무릎 위에 앉아 있는 고양이에게서 쓰다듬기를 멈췄다면 억지로 밀어내지 말고, 조용히 일어나 고양이가 스스로 내려가게 하는 것이 좋다. 고양이가 울거나 관심을 끌려 해도 반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긍정적 강화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쓰다듬기를 임계치 이하로 유지한 후 간식이나 장난감으로 보상하고, 고양이를 이동시킬 땐 손으로 밀거나 들어올리는 대신 간식이나 장난감을 이용해 유도하는 방식이 안전하다. 클릭 소리와 보상을 연계하는 클릭커 훈련도 도움이 된다.
점진적인 탈감작 훈련 역시 유용하다. 예를 들어 고양이가 세 번의 손길까지는 허용한다면, 이후 한 번씩 쓰다듬는 횟수를 늘리면서 매번 보상과 함께 훈련해 나간다. 이렇게 물기 전에 멈추는 과정을 반복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쓰다듬기에 대한 인내심이 높아질 수 있다.
단, 이러한 행동의 원인이 단순한 성격 문제나 습관이 아니라 신체적 통증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먼저 수의사의 진찰을 통해 관절염, 부상, 치아 문제 등 건강상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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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