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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상속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한국 유언장
허지연 변호사의 한국법 칼럼(8)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l 09 2025 05:20 PM
지난 주 칼럼에서는 고인의 사망신고 절차부터 재산 조회, 그리고 상속세 납부까지의 과정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실제로 상속재산을 나누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유언장에 대한 내용입니다.
한국에서는 캐나다와 달리 유언장을 작성하는 비율이 1%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자녀가 부모에게 “유언장을 미리 써두시라”고 권유하는 것도 정서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제 상속 관련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유언장과 관련된 갈등이나 문제가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해외에 거주하는 분들이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형제자매가 유언장을 공개했을 때, 이 유언장을 믿을 수 있는지 또는 유언장 내용이 불합리할 경우 다른 방법이 있는지를 문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유언장의 효력 요건을 제대로 이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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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장이 법적 요건에 맞게 작성되었는지 확인
한국 민법에서는 유효한 유언의 방식을 다섯 가지로 정합니다. 유언은 이 중 하나의 형식을 반드시 갖춰야만 법적 효력을 가집니다.
·자필증서유언: 유언자가 손으로 직접 유언장을 쓰고 서명 및 날짜를 기재
·녹음유언: 유언자가 유언의 취지와 이름, 날짜를 말로 남기고 증인이 이를 확인
·공정증서유언: 공증인과 증인 2인 앞에서 유언자가 유언을 구술
·비밀증서유언: 유언자가 작성한 서류에 날인 후 봉인하여 증인과 함께 서명
·구수증서유언: 질병 등 긴급한 사유로 위 네 가지 방식이 어려운 경우, 유언자가 증인에게 내용을 구술하고 이를 기록, 낭독 후 서명
유언의 효력을 다투려면 먼저 해당 유언장이 위 방식 중 하나에 맞게 작성되었는지를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필증서유언이라면 반드시 유언자가 직접 손으로 써야 하며, 컴퓨터로 작성된 문서는 무효입니다. 타인에게 대신 써달라고 부탁한 것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유언자가 실제로 직접 작성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필적 감정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유언 당시 유언능력이 있었는지도 중요
법적으로 유언을 하려면 유언자가 유언능력, 즉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치매 진단이 있었다고 해서 무조건 유언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평소에는 인지능력이 떨어졌더라도, 유언 당시 일시적으로 정신이 맑았던 경우라면 유언이 유효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언능력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소견서나 의료기록 확보가 중요하며, 필요한 경우 병원에 진료기록 감정 촉탁 신청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간호사, 요양보호사, 지인 등의 증언 역시 도움이 됩니다.
법원의 검인을 통해 유언장의 위·변조 여부 확인
유언장을 보관 중이거나 발견한 사람은 유언자가 사망한 후 지체 없이 법원에 검인을 청구해야 합니다. 검인이란 유언장이 법적 요건에 따라 작성되었는지, 위조나 변조는 없었는지를 법원이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단, 앞서 말한 다섯 가지 유언 중 공정증서유언이나 구수증서유언은 검인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유언에 따라 상속에서 제외된 경우, 유류분 제도 활용 가능
유언장의 내용에 따라 특정 상속인이 상속에서 제외되었더라도, 그 유언장이 유효하다면 원칙적으로 법적 효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캐나다법과는 달리 한국 법에서는 상속인의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는 유류분 제도가 있습니다. 일정 비율의 상속분은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언으로 인해 부당하게 상속을 받지 못한 경우 유류분 청구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이 청구는 반드시 상속이 개시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해야 하며, 법률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유류분 계산과 청구 절차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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