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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항소심서 운명 가른다
IEEPA 남용 여부 두고 법적 공방 격화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Jul 31 2025 09:22 A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부과한 대부분의 관세가 31일 결정적인 법적 심판을 받게 된다. CBC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U.S. Court of Appeals for the Federal Circuit)에서 열리는 이번 심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3월에 캐나다와 멕시코에, 4월에는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 부과한 25% 관세에 대한 두 건의 소송을 다룬다.
이번 재판의 핵심은 대통령이 외국에 자의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를 두고, 그 정당성이 법적으로 유효한지 여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비상경제권법(IEEPA, 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을 근거로 관세를 매긴 점에 대해, 법원이 이 법 해석의 범위를 어떻게 판단할지가 주요 쟁점이다.
해당 소송은 뉴욕의 와인 수입업체를 포함한 소규모 기업 다섯 곳과 오리건주를 포함한 열두 개 주가 각각 제기한 것이다. 소송 대상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그리고 이른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로 불리는 전 세계 수입품에 대한 관세다. 두 소송 모두 지난 5월 말 미국 국제무역법원에서 원고 측이 승소한 바 있다.
국제무역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IEEPA의 권한을 넘어선 조치를 취했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캐나다와 멕시코를 대상으로 한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구체적 위협과 실질적인 관련성이 부족하며, ‘해방의 날’ 관세는 적용 대상이 너무 광범위해 비상사태 대응이라는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이 판결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무역법원의 판결 직후 효력이 바로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 집행정지를 요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현재까지도 해당 관세는 유지되고 있으며 항소심은 31일 연방순회항소법원에서 구두변론을 진행한다. 이번 판결은 미국 대법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로스벨트 연구소(Roosevelt Institute)의 토드 터커(Todd Tucker) 산업정책·무역 담당 국장은 이번 소송이 글로벌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터커 국장은 이번 소송에서 원고 측이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 승소할 경우, 세계 경제가 다시 안정적인 기반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소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IEEPA를 활용해 관세를 부과한 최초의 사례로, 그동안 역대 대통령들이 해당 법률을 적대 국가에 대한 제재, 테러조직과의 거래 금지, 국제 범죄조직 자산 동결 등에만 사용해왔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북부 국경을 통한 펜타닐 밀반입이라는 ‘이례적이고 중대한 위협’을 다루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도 마약 밀수와 불법 이민을 위협으로 간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관세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무역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가 실제로 해당 위협을 다루는 수단이라고 보기 어렵고, ‘해방의 날’ 관세는 세계 각국에 광범위하게 적용돼 긴급 대응 조치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IEEPA를 근거로 부과한 관세의 위헌 여부를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심리하며 통상 권한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본격화됐다. AP통신
리버티 저스티스 센터(Liberty Justice Center)의 제프리 슈와브(Jeffrey Schwab) 수석 변호사는 이번 사건이 대통령의 권한 남용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슈와브 변호사는 대통령이 자의적으로 언제든지 어떤 이유로든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은 없으며, 헌법상 그 권한은 의회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회가 대통령에게 일정 권한을 위임할 수는 있지만, 이번 사례처럼 전면적인 위임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태평양법률재단(Pacific Legal Foundation)의 워싱턴 변호사 몰리 닉슨(Molly Nixon)은 이번 소송이 미국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대법원이 심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50% 관세와는 별개의 사안이다.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는 대통령의 전통적인 국가 안보 권한에 근거해 부과된 것이다.
이번 재판은 캐나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 밀반입을 이유로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해 추가로 35%까지 관세를 인상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캐나다, 미국, 멕시코 간 협정인 CUSMA에서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는 캐나다산 제품은 해당 관세에서 면제된다. 이에 따라 전체 캐나다 수출의 약 90%는 여전히 무관세로 미국 시장에 들어갈 수 있다.
한편, 이번 소송의 원고 중 한 명인 마이크로키트(MicroKits)의 데이비드 레비(David Levi) 대표는 ‘해방의 날’ 관세로 인한 사업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Charlottesville)에서 전자키트와 악기 조립 키트를 제작·판매하는 소기업을 운영 중인 그는, 부품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 사업 구조상 관세가 직격탄이 됐다고 밝혔다.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직원의 근무시간이 40%나 줄었고, 수천 개의 생산량 손실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번 항소심은 미국 사법 시스템 기준으로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법조계는 9월 초에는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후 패소한 측은 대법원에 상고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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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