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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찬양 논란에도···
폭염 잊은 카녜이 웨스트와 팬들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l 31 2025 11:31 AM
작년 8월 고양 공연과 유사 40곡 소화, 하일 히틀러는 안 불러 유럽은 사실상 그의 공연 보이콧 슬로바키아 취소·호주도 입국금지
“이지(Yeezy)! 이지! 이지!”
26일 저녁, 인천문학경기장 주경기장 중앙 무대에 카녜이 웨스트(2021년부터 ‘Ye’로 활동)가 등장하자 객석 곳곳에서 우렁찬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지’는 세계적 힙합 스타이자 21세기 팝 음악계에서 가장 논쟁적 인물 중 하나인 웨스트가 만든 브랜드명이자 애칭. 폭염경보가 내려진 무더운 날씨에도 2만6,000여 관객은 그보다 더 뜨거운 열기로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미국 힙합 스타 카녜이 웨스트가 26일 인천문학경기장 주경기장에서 공연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공연 구성은 지난해 8월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내한 무대와 유사했다. 경기장 한복판에 언덕 모양의 무대를 세워 360도 관람이 가능하게 했고, 실제 악기 연주 대신 음원 위에 랩과 노래를 얹는 방식이었다. 일부 곡은 몇 소절만 부른 뒤 짧게 끊기도 했다. 흰색 옷차림의 수십 명 댄서가 등장했다 사라지는 설정도 고양 공연과 흡사했다.
1년 만에 다시 한국 팬과 만난 웨스트는 등판에 ‘KOREA’(코리아)가 적힌 후드티에 가죽 바지를 입고 등장해 환호를 이끌어냈다. 히트곡 ‘파워’로 시작해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런어웨이’로 마치기까지 2시간여 동안 쉼 없이 20년 음악 인생을 축약한 30여 곡을 소화했다. 세계 여러 국가와 주요 음원 플랫폼에서 금지된 문제의 곡 ‘하일 히틀러’는 부르지 않았다.
반유대주의 관련 논란을 의식한 듯 웨스트는 별다른 언급 없이 공연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의가 땀에 완전히 젖은 상태로 무대 곳곳을 다니며 열창했고 ‘코리아, 사랑해(Korea, I love you)’라며 한국 팬을 위한 팬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토킹’은 딸 노스 웨스트가 랩을 맡아 박수를 받았다. 20~30대가 주를 이룬 관객은 시종 뜨거운 환호와 떼창으로 화답했다.
웨스트의 이번 내한 공연은 ‘히틀러 찬양’ 논란으로 한 차례 무산되는 곡절 끝에 열렸다. 당초 5월 쿠팡플레이 주최로 열릴 예정이었으나 웨스트가 그달 히틀러를 찬양하는 ‘하일 히틀러’를 발표한 뒤 전 세계적인 비판에 휩싸이며 취소됐다. 이후 웨스트가 “반유대주의는 끝”이라며 공식적으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한 뒤 주관사인 채널캔디가 주최까지 맡으며 열릴 수 있었다.
웨스트를 둘러싼 잡음은 앞서 12일 열린 중국 상하이 공연에서도 이어졌다. 예정보다 45분 늦게 등장한 데다 립싱크를 했다는 의혹이 커지자 일부 관객은 주최 측에 환불을 요청하며 항의했다. 지난해 고양 공연에서도 70분 지각 등장한 그가 이번 내한 공연에선 예고된 시각에 맞춰 등장하자 객석에서는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나치 찬양에 대해 사과했지만 웨스트에 대한 서구권의 반감은 여전하다.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한 뒤 번복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유럽은 사실상 웨스트의 공연을 보이콧하고 있다. 슬로바키아의 루비콘 페스티벌은 지난 20일 공연에 웨스트를 무대에 세우려다 반발에 부딪혀 사흘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앞서 호주 정부도 웨스트의 비자를 취소하고 입국을 금지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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