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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네 명이 한 팀 ‘뭉쳐야 쓴다’
한국 드라마에도 ‘공동 창작’ 바람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Aug 06 2025 11:59 AM
‘메스를 든 사냥꾼’ ‘착한 사나이’ 등 여러 작가가 드라마 극본 집필 늘어 신인 등 각자의 장점 극대화 효과 완성 기간 단축^제작비 부담도 줄어
#. 지난달 10일 종영한 유플러스TV 드라마 ‘메스를 든 사냥꾼’. 연쇄 살인범 아버지를 쫓는 부검의 딸이라는 설정의 범죄 스릴러로, 공개 전인 지난 6월 프랑스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랑데부 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다. 공개 이후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콘텐츠 종합 순위 1위에 오르며 인기를 끌었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의 극본은 무려 네 명의 작가가 공동으로 썼다. 모두 신인 작가다.
신인 작가 네 명이 공동으로 극본을 쓴 드라마 ‘메스를 든 사냥꾼’. 스튜디오 X+U 제공
#. JTBC에서 방영 중인 이동욱·이성경 주연의 드라마 ‘착한 사나이’는 두 명의 작가가 썼다. ‘서울의 달’(MBC·1994) 등을 쓴 45년 차 베테랑 작가인 김운경 작가가 초고를 썼고, 관객 337만 명을 동원해 올해 한국영화 흥행1위를 기록한 ‘야당’ 각본을 쓴 김효석 작가가 이후 합류해 극본을 완성시켰다. 극본 초고와 완성본을 각각 다른 작가가 책임진 것이다.

김운경 작가가 초고, 김효석 작가가 완성본을 쓴 드라마 ‘착한 사나이’. JTBC 제공
드라마 극본을 쓰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작가 한 명이 자신만의 고유한 세계를 기획해 이야기를 완성했던 과거와 달리 여러 작가가 한 작품을 공동 집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메스를 든 사냥꾼’의 조한영, 박현신, 홍연이, 진세혁 작가는 모두 단독 집필 경험이 없는 신예 작가들로, 네 명이 한 팀이 돼 극본을 완성했다. 작가 한 명이 기획과 집필을 도맡는 국내 드라마 업계에서는 낯설지만 할리우드 등 북미 지역에서는 공동 집필이 보편적이다. ‘메스를 든 사냥꾼’ 제작사 소울크리에이티브의 조한숙 부대표는 “미국에서는 드라마의 전체 방향성을 지휘하는 크리에이터 아래에 있는 여러 작가들이 협업하며 집단 창작을 한다”며 “’ 메스를 든 사냥꾼’은 본격적으로 극본을 집단 창작한 국내 첫 사례일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 창작은 작가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예컨대 크리에이터가 전체 세계관과 회차별 구성을 설계한 후 메인 작가와 초안을 작성하면 스태프 작가들은 에피소드와 대사, 비주얼 작가는 화면 구성을 보완하며 협업하는 식이다. 아이디어는 풍부하지만 이야기 구성에 익숙하지 않은 신인 작가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고, 극본 완성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또 제작비가 급증하며 드라마 업계 불황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작가료가 높은 스타 작가 한 명에게 기대기보다 여러 신인 작가를 기용해 제작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이에 최근 2명 이상이 쓴 드라마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보영 주연의 JTBC 드라마 ‘하이드’(2024)는 작가가 세 명(이희수·최아율· 황유정)이었고, MBC ‘밤에 피는 꽃’(2024, 정명인·이샘), JTBC ‘천국보다 아름다운’(2025, 이남규·김수진), SBS ‘우리 영화’(2025, 한가은·강경민)는 작가가 두 명이었다.

지난해 최고 시청률 18.4%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했던 드라마 ‘밤에 피는 꽃’은 정명인·이샘 작가가 함께 극본을 썼다. MBC 제공
공동 집필이 느는 것은 원작이 있는 드라마가 많아진 영향도 있다. 배대식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총장은 “순수 창작물은 공동집필이 쉽지 않지만 원작을 바탕으로 한 각색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OTT 국내 진출 이후 웹툰, 웹소설, 소설, 해외 드라마 등 다양한 원작 기반의 드라마가 늘면서 공동 창작 역시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드라마제작사협회가 2023년 국내에서 제작된 드라마 총 123편을 전수 조사한 결과47편(38%)이 원작이 있었다. 배 사무총장은 “지난해와 올해 원작이 있는 드라마 비중은훨씬 더 높아졌을 것”이라며 “원작을 공동 각색하는 극본가들도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 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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