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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수저, 넘침 방지에 효과 있을까
고온에서 전분과 단백질이 일으키는 반응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Jul 31 2025 03:40 PM
요리 도중 냄비에서 갑자기 물이 넘쳐 주방이 엉망이 되는 상황은 흔하게 발생한다. 순식간에 끓어 넘치는 국물은 잠깐 한 눈을 판 사이 주방을 엉망으로 만든다.
최근 SNS에는 이를 막기 위한 팁으로, 나무 수저를 냄비 위에 걸쳐 두는 방법이 소개되고 있다. 이 방식은 실제로 효과는 있지만, 그 지속시간은 오래가지 못한다.
물이 끓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순수한 물만 끓일 경우, 끓는 물이 냄비 밖으로 넘치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문제는 물에 첨가된 재료들이다. 파스타, 밥, 오트밀, 우유처럼 전분과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은 끓는 과정에서 냄비 밖으로 넘치기 쉽다.
요리에서 중요한 분자는 물, 탄수화물, 단백질, 지질, 비타민과 무기질이다. 이 중 끓는 물에서 거품을 만들어 넘치게 하는 주요 성분은 탄수화물과 단백질이다. 이들은 가열된 물과 접촉하면 구조가 변화하며, 특히 높은 온도에서는 이런 변화가 빠르게 일어난다.
특히 파스타나 오트밀처럼 식물성 전분으로 만들어진 식품은 열에 의해 물속에서 젤(gel) 상태로 변하며 끈적한 거품을 만들어낸다. 이 거품들은 단순한 수증기 거품이 아니라, 점성이 강한 전분질 코팅으로 덮여 있다. 이 전분은 일부 입자가 너무 커 물에 완전히 용해되지 않는 콜로이드 상태를 이룬다. 콜로이드 형태의 입자들이 거품을 감싸면서, 끈적한 거품이 여러 층으로 쌓이고 점차 냄비 벽을 타고 올라 넘치는 것이다.
우유의 경우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난다. 가열된 우유는 카세인(casein)이라는 단백질이 가열되며 표면에 막을 형성하는데, 이 막은 마치 플라스틱처럼 강하게 거품을 감싸고 작고 조밀한 거품들을 형성하며 냄비 밖으로 솟구치게 만든다.
이때 나무 수저가 임시 방편이 될 수 있다. 마른 나무 수저는 다공성(구멍이 많은 성질)을 갖고 있어, 끓는 냄비 위에 걸쳐놓을 경우 거품이 수저와 닿으면서 일부가 터지게 된다. 수저 표면의 낮은 온도와 구조가 거품의 상승을 방해하는 셈이다. 이는 마치 건조한 스펀지를 통해 공기를 불 수 있지만, 물에 젖은 스펀지로는 공기를 불 수 없는 원리와 유사하다.

끓는 냄비가 넘치는 원인은 전분과 단백질이 만든 끈적한 거품이며, 나무 수저는 일시적인 방지책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언스플래쉬
하지만 이 효과는 영구적이지 않다. 수저가 수분, 열, 끈적한 전분 또는 단백질 거품에 노출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냄비 안의 액체와 같은 온도로 달아오르고, 다공성 역시 사라진다. 이때부터는 거품이 더 이상 수저에 의해 제지되지 않고 그대로 넘쳐 흐른다. 일부에서 이 방법이 효과 없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끓어 넘침을 방지하려면 나무 수저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냄비의 크기를 넉넉히 쓰고, 너무 센 불에서 요리하지 않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냄비를 저온에서 끓이거나, 필요할 경우 열원을 끄거나 냄비를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리 중에는 냄비를 계속 저어주거나, 나무 수저를 흔들어 주는 것도 거품 억제에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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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