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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이름, 선호도 높았다
외향성·친화성 등 직무 적합성 평가에 영향 줘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Aug 29 2025 01:59 PM
이름의 소리만으로도 채용 과정에서 편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사이언스 다이렉트(ScienceDirect)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부드럽게 들리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친절하고 협조적인 성격이 요구되는 직무에 더 적합하다고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르네(Renee)와 그레타(Greta)라는 두 후보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르네를 더 선호했다.
비영리 미디어 네트워크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소리 상징성(sound symbolism)이라는 개념과 관련이 있다. 이는 단어의 소리 자체가 특정 의미나 성격을 암시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단순히 이름에 포함된 음소만으로도 사람의 성격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예는 '부바/키키 효과(bouba/kiki effect)'다. 전 세계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둥근 형태와 뾰족한 형태의 그림을 각각 제시하고, ‘부바’와 ‘키키’라는 단어를 매치시키라고 하면, 대부분은 ‘부바’를 둥근 형태와, ‘키키’를 뾰족한 형태와 자연스럽게 연결짓는다.
이 효과가 실제 이름에도 적용되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몇 해 전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둥글거나 뾰족한 형태의 실루엣을 보여주고, 밥(Bob), 커크(Kirk)와 같은 실제 이름 중 하나를 연결하게 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밥과 같은 부드러운 이름은 둥근 형태와, 커크처럼 날카로운 이름은 뾰족한 형태와 더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으며, 동시에 이러한 이름들이 각각 다른 성격적 특성과도 연결된다고 여겼다. 리암(Liam)이나 노엘(Noelle)처럼 부드러운 이름은 친절하고 감성적인 사람으로, 테이트(Tate)나 크리스타(Krista)처럼 강한 발음을 가진 이름은 외향적인 사람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이 현실에서 실제 성격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다. 연구진이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성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름의 소리와 성격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이름의 발음에 따라 인상을 형성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름의 소리만으로도 성격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며, 채용 초기 단계에서 편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언스플래쉬
이러한 소리 상징성이 실제 채용 상황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추가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서는 성실성, 정직함, 감성, 외향성, 친화성, 개방성과 같은 여섯 가지 성격 특성이 요구되는 가상의 채용 공고를 만들고, 참가자들에게 이름만 제시된 두 후보 중 누가 더 적합해 보이는지를 고르게 했다. 이름 쌍은 각각 '엘(l)', '엠(m)', '엔(n)'처럼 부드럽고 연속적인 공명 자음(sonorant consonants)이 포함된 이름과, '피(p)', '티(t)', '크(k)'처럼 갑작스럽고 단절된 소리를 가진 무성 파열음(voiceless stops)이 포함된 이름으로 구성됐다.
세 번의 실험에 걸쳐 참가자들은 리암이나 노엘처럼 부드러운 이름을 정직함, 감성, 친화성, 개방성을 요구하는 직무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이름의 소리만으로도 성격에 대한 선입견이 채용 결정에 영향을 준 것이다.
하지만 지원자에 대한 정보가 많아지면 이름의 영향력은 줄어들었다. 사진을 보여주거나, 지원자가 자기소개를 하는 영상 인터뷰를 제시했을 경우, 이름의 소리는 성격 평가에 더 이상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오히려 참가자들은 이름이 그 사람과 ‘어울리는지’ 여부에 따라 지원자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름이 그 사람과 잘 어울린다고 느껴질수록 따뜻함과 유능함에 대한 평가가 높아졌다.
이 연구는 이름의 소리가 지원자의 인상을 형성하는 또 하나의 편향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력서처럼 정보가 제한적인 초기 판단 단계에서는, 사람들은 이름이라는 단서에 크게 의존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특정 소리의 이름이 유리하거나 불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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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