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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마을, 산사태로 사실상 소멸
폭우 지속된 외딴 산악지… 주민 대부분 매몰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Sep 02 2025 01:30 PM
수단 중서부 마라산(Marrah Mountains)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로 수백 명이 사망했다. CBC 뉴스에 따르면, 수단 수도 하르툼(Khartoum)의 통치기구인 주권위원회(Sovereign Council)는 성명을 통해 “수백 명의 무고한 주민이 사망했다”며 애도를 표하고, 가능한 모든 자원을 투입해 해당 지역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이 공개한 영상에는 산맥 사이 평평하게 무너져버린 지형과 실종자를 수색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담겼다. 사고가 발생한 타라신(Tarasin) 마을은 마라산 중앙부에 위치한 화산 지대로, 고도가 3,000미터 이상이며 주변보다 강수량이 많고 기온이 낮은 지역이다.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돼 있으며, 수도 하르툼에서 900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다.
루카 렌다(Luca Renda) 유엔 수단 인도주의 조정관은 사고에 깊은 슬픔을 표하며, 지역 소식통들로부터 300명에서 최대 1,000명까지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렌다 조정관은 유엔과 협력 단체들이 피해 지역에 대한 지원을 위해 긴급 대응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현지 농민인 알아민 압달라 아바스(Al-Amin Abdallah Abbas)는 사고 전 수 주간 폭우가 지속됐으며, 여러 마을 중 특히 타라신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그는 인근 부족과 지역 공동체 지도자들이 시신 수습과 매장을 위해 자발적으로 나섰다고 전했다. 그는 마을과 주민 전체가 사라졌다며 이번 재난을 전례 없는 참사로 표현했다.
모하메드 압델 라흐만 알나이르(Mohamed Abdel-Rahman al-Nair) 수단해방운동군(Sudan Liberation Movement-Army) 대변인은 해당 마을이 외딴 지역으로 도보나 노새를 이용해야만 접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단해방운동군은 다르푸르(Darfur)와 코르도판(Kordofan) 지역에서 활동 중인 여러 반군 단체 중 하나이며, 현재 진행 중인 내전에서는 어느 쪽 편도 들고 있지 않다.
이번 산사태는 최근 수단에서 발생한 자연재해 중 가장 치명적인 사고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수단은 매년 7월에서 10월 사이 계절성 폭우로 수백 명이 사망하는데, 지난해에도 홍수로 홍해주(Red Sea Province) 지역의 댐이 무너지며 최소 30명이 숨졌다.

수단 마라산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로 타라신 마을이 매몰됐다. 로이터
이번 참사는 수단 전역에 확산 중인 내전과도 맞물려 인도주의적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2023년 4월, 수단 군부와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apid Support Forces) 간의 갈등이 수도 하르툼에서 전면전으로 번지며 내전이 시작됐다. 이후 다르푸르를 포함한 대부분의 분쟁 지역은 유엔과 구호 단체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다르푸르 지역, 특히 마라산이 2년 넘는 전쟁과 고립 끝에 외부 지원으로부터 완전히 단절됐다고 경고했다. 이 단체는 지난 7월 보고서에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끔찍한 상황을 견디고 있음에도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국제 사회의 외면 속에 남겨져 있다고 지적했다.
마라산은 엘파셰르(el-Fasher) 남서쪽으로 약 160킬로미터에 걸쳐 뻗어 있는 험준한 화산 지형으로, 현재는 엘파셰르 일대 전투를 피해 도망친 난민들의 피난처 역할도 하고 있다.
유엔과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수단 내전은 민족을 겨냥한 학살과 성폭력 등 각종 잔혹 행위로 얼룩져 있으며, 국제형사재판소(ICC)는 현재 전쟁범죄 및 반인도적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내전으로 지금까지 4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1,400만 명 이상이 집을 떠났으며, 일부 지역 주민들은 극심한 기아로 풀을 뜯어먹으며 생존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수단 전체 인구 약 5,000만 명 중 3,000만 명 이상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다르푸르와 코르도판 지역에서만 63만 명 이상이 기근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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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