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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넬라 추적, 왜 7주 걸렸나

감염원 특정 위해 수십 개 냉각탑 샘플링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Sep 03 2025 09:38 AM


런던에서 발생한 최근 레지오넬라증 집단 감염 사태는 발생 원인을 밝히는 데 수개월이 걸렸으며, 이 과정에서 수십 곳의 장소를 조사하고 수 주간의 실험실 분석이 이어졌다. 이번 사태로 현재까지 4명이 숨지고 약 100명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CBC의 보도에 따르면, 온타리오주 미들섹스-런던 보건부(Middlesex-London Health Unit, MLHU)는 지난주 이번 집단 감염의 유력한 원인이 시 동쪽에 위치한 한 육류 가공 공장의 냉각탑이라고 밝혔다. 이 시설은 지난해 2명이 사망하고 30명이 감염됐던 또 다른 집단 감염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레지오넬라균은 자연 환경에서는 호수, 하천, 토양 등에서 발견되지만, 일반적으로는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균이 냉각탑이나 물탱크, 수영장, 스파 등 인공 구조물의 고인 물에서 증식하고, 해당 물이 공기 중에 분무되어 흡입될 경우 감염 위험이 커진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 따르면, 일부 감염자는 발열과 두통을 동반한 가벼운 증상인 '폰티악 열(Pontiac fever)'에 그치지만, 다른 경우에는 폐렴 형태의 중증 호흡기 질환인 레지오넬라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위니펙 세인트 보니파스 병원(St. Boniface Hospital)의 필리프 라가세-위엔스(Philippe Lagacé-Wiens) 의료 미생물학 교수는 이 질환이 주로 면역력이 약한 고령자에게서 심각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양쪽 폐에서 이상 병변이 발견되며, 호흡 곤란, 발열, 기침, 가래 외에도 근육통이나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병은 사람 간 전염은 되지 않는다. 라가세-위엔스 교수는 면역력이 약한 환자의 경우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집단 감염의 주요 원인으로는 냉각탑이 자주 지목된다. 냉각탑은 주로 산업 시설이나 고층 건물의 옥상에 설치되어 있으며, 건물에서 발생한 열을 제거하기 위해 물과 팬을 활용하는 구조다. 해당 시스템 내에서 레지오넬라균이 증식할 경우, 팬이 작동하면서 에어로졸 형태로 균이 공기 중에 퍼질 수 있다. 냉각탑 유지보수 업체 매그너스(Magnus)의 기술 고문 빈센트 브라운(Vincent Brown)은 에어로졸이 최대 6킬로미터 떨어진 지역까지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확산 범위가 넓어지면, 감염원 추적이 매우 어려워진다.

런던에서 발생한 이번 집단 감염도 초기 감염 사례가 집중된 지역 내에 수십 개의 냉각탑이 위치해 있어, 보건 당국은 반경 3킬로미터 내에서 감염원을 추적했다. MLHU의 조앤 키런(Joanne Kearon) 부국장은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직원들이 거리와 건물을 일일이 조사해야 했다고 밝혔다. 냉각탑 목록이 없어, 도보로 이동하거나 쌍안경으로 옥상을 관찰하며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냉각탑 샘플링 또한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이다. 키런 부국장은 냉각탑 한 곳을 샘플링하는 데 반나절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또,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 건물 소유주들이 급히 냉각탑에 화학 소독을 시도하기 때문에 레지오넬라균의 존재가 일시적으로 감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화학 처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시스템 내부를 물리적으로 청소하고 벽면을 문질러야 균이 형성한 바이오필름까지 제거할 수 있다. 이 바이오필름은 균이 표면에 보호막을 형성해 화학적 소독에도 잘 견디는 특성을 가진다.

또한, 환경 샘플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더라도, 그것이 실제 감염자에게서 발견된 균과 동일한 것인지를 확인해야만 감염원으로 특정할 수 있다. 구엘프 대학교의 로렌스 굿리지(Lawrence Goodridge) 미생물학 교수는 동일 지역에서 균이 검출되더라도, 유전적으로 동일한 균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두 사례가 연결됐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런던에서의 조사에서도 총 49개 냉각탑에서 160개의 샘플이 수집됐고, 이 가운데 9곳에서는 살아있는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다. 그러나 이들 중 어떤 것이 실제 감염과 관련 있는지는 확인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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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넬라균 감염원 규명은 냉각탑 위치 파악의 어려움과 복잡한 유전자 분석 절차로 인해 수 주가 소요됐다. CBC

 

해당 샘플들은 온타리오 공공보건국(Public Health Ontario)의 실험실로 보내졌으며, 이곳에서 균을 배양하고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감염자에게서 나온 균과의 일치 여부를 확인했다. 이 분석에는 수 주가 소요된다. 해당 기관의 임상 미생물학자 숀 클라크(Shawn Clark)는 레지오넬라균은 다양한 환경에서 흔히 발견되기 때문에, 임상 사례와 환경 샘플 간의 일치를 확인하는 과정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MLHU는 7월 초 감염 발생을 발표한 이후 7주가 지난 8월 말, 문제의 냉각탑에서 검출된 균이 환자에게서 나온 균과 일치한다고 확인하고, 해당 육류 가공 공장과 협력해 냉각탑 정화 작업에 착수했다. 온타리오 보건부는 해당 업체에 대한 제재 여부는 확정하지 않았다.

한편, 캐나다에서 발생한 과거 유사 사례에서는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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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oreatimes.net/핫뉴스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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