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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임신 늘며 임신중독증 증가세

35세 이상 초산에, BMI 30 이상 임신중독증 조심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Dec 26 2025 04:26 PM

고령 임신 늘며 임신중독증 증가세 전조증상 거의 없어 조기진단 중요 고혈압과 단백뇨가 주요 판단 지표 윗배 통증·시야 흐려지면 병원으로


‘인구 소멸’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출산율이 반등한 건 반가운 일이다. 올해 연초부터 5월까지 누적 출생아 수는 10만6,048명. 2022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출산율의 선행지표인 혼인건수도 늘었다. 지난해 혼인건수(22만2,000건)는 전년보다 약 15% 뛰며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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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35세 이상 산모 비중(2023년 기준 36.3%)이 날로 높아지고 있어 임신 기간 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크다. 산모와 태아 모두를 위태롭게 만드는 임신중독증이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어서다. 세계적으로 매년 7만 명 이상의 산모가 임신중독증으로 사망한다.

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임신중독증 환자 수는 1만3,533명이다. 전년(1만3,228명)보다 소폭 늘었으나, 2016년(8,112명)과 비교하면 약 67% 뛰었다. 35세 이상 고령 임신과 시험관 시술에 따른 다태아 임신이 많아져서다. 송관흡 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중독증 발생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임신중독증은 뚜렷한 전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진단‧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신중독증은 임신 중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면서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산모와 태아가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주요 임신합병증으로, 체중이 1주일에 1㎏ 이상 급격히 증가하는 경우 임신중독증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

임신중독증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는 고혈압과 단백뇨다. 임신 20주 이후에도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 임신중독증으로 진행될 수 있는 만큼 고혈압 약을 복용해 혈압을 낮출 필요가 있다. 여기에 단백뇨 증상까지 있다면 임신중독증으로 진단하지만, 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실제 국내 임신중독증 환자의 30% 안팎은 단백뇨 증상이 없이 진단됐다. 조금준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단백뇨가 없어도 혈소판 감소, 원인 없는 윗배‧명치 부위 통증, 폐에 물이 차는 폐부종,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 등이 있다면 임신중독증에 해당한다”며 “이런 경우는 중증 임신중독증으로 응급상황이므로 신속히 치료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신중독증 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가장 위중한 증상은 경련이다. 분만 전‧후 모두 발생 가능한 경련은 산모의 영구적인 뇌 손상은 물론,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다. 경련이 시작되기 전에 심한 두통과 시야 흐림, 눈부심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런 증상이 생기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경련 다음으로 위중한 합병증은 헬프(HELLP) 증후군이다. 이는 혈액 속 적혈구가 파괴되는 용혈, 신장이 노폐물을 충분히 걸러내지 못하는 신부전 등을 일으킨다. 임신중독증에 따른 긴급 분만은 태아에겐 조산으로 인한 저체중과 저산소증을 유발할 수 있다.

송 교수는 “임신중독증은 임신으로 생긴 질환이기 때문에 최선의 치료법은 출산”이라며 “임신 주수와 태아의 성장 상태를 관찰하면서 적정 분만 시기를 결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신중독증이라고 해서 꼭 제왕절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고려해 자연분만도 가능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임신 전부터 본인이 임신중독증 위험군에 해당하는지 살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최근에는 산모가 35세 이상이면서 초산인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임신중독증 발생 위험을 미리 인지하고, 사전 예방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임신중독증 중등위험군 요인으론 △초산 여부 △산모 나이 35세 이상 △임신 전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임신중독증 가족력 △저체중아 분만 경험이 있는 경우가 꼽힌다. 이전에 임신중독증을 앓았거나 다태아 임신인 경우, 임신 전부터 고혈압‧당뇨‧신장질환‧자가면역질환을 앓은 경우는 임신중독증 고위험 요인에 해당한다. 조 교수는 “중등위험 요인 2개 이상 또는 고위험 요인 1개 이상이면 임신중독증 고위험군”이라며 “임신 12~28주부터 출산 전까지 저용량 아스피린을 계속 투여하면 임신중독증 발병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분만 후에도 안심하긴 이르다. 임신중독증을 앓았던 산모는 아이를 낳은 이후에도 수년 동안 심뇌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도가 높기 때문이다. 영국 킬대 연구진이 임신중독증 관련 22편의 연구 논문을 종합 분석한 결과, 임신중독증을 겪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출산 후 심부전을 앓게 될 가능성이 4배, 심장병‧뇌졸중으로 사망할 위험이 2배 높았다. 심부전은 심장 기능에 이상이 생겨 심장이 몸에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질환을 말한다.

미국심장협회(AHA) 연구에서도 임신중독증을 겪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고혈압과 심장병, 뇌졸중 발생 위험이 2~4배 높았다. 조 교수는 “임신중독증을 앓았다면 분만 후에도 지속적으로 적정한 몸무게를 유지하고, 심혈관계 질환에 대해 추적 관찰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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