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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본받을 스승과 사표(師表)가 없다
권천학(시인·K-문화사랑방 대표)
- 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 Sep 15 2025 08:38 AM
부끄럽다!
나이 먹은 게 부끄럽다!
요즘은 이런 자괴감에 빠지는 일이 잦다.
나 자신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나라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기도 하다.
우연히 접한 뉴스에서 교육부장관 후보 C씨의 인사청문회 현장의 영상과 기사를 보았다.
음주운전, 논문표절, 학생에게 폭력행사, SNS 정치적 발언 등의 논란이 불거져 지명이 멈칫한 상태로, 그는 이미 3건의 전과기록을 갖고 있었다. (편집자 주: C씨 임명안 11일 재가)
교육부 장관이라면 국가 백년대계의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주무부서로서 교육적 철학과 소신, 도덕성을 필수로 들지 않을 수 없다. ‘...수치입니다’ ‘...그 일로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신다면 사과...’ 등의 대답으로 어물어물 넘어가는 모습은 한심할 뿐만 아니라 애초에 그런 사람이 그 자리에 섰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았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짊어진 정부기관의 수장을 맡을 사람의 사람됨이 저런 정도라니... 개탄스러웠다.
스승의 양심, 사도(師道), 참 교육 등을 거론하기조차 민망하다. 지명을 받았다거나 추천을 받았다 해도, 스스로 거절하는 최소한의 양심을 보여줄 수는 없을까?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던 시대는 지나간 지 오래다. 참스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시대 탓을 하면서도 우리는 교육에 대한 기대를 버릴 수 없다.
꼭 C씨만이 아니라 다른 청문회에도 시끄럽지 않은 경우가 거의 없다. 그것은 우리사회의 도덕성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급한 인간의 지배를 받는다’고 한 플라톤의 말을 곱씹지 않을 수 없다. 그 말은 곧 ‘좋은 사람이 리더가 되게 하려면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말이다.

인도의 정치인, 변호사, 독립운동가였던 간디. 언스플래쉬
한 어머니가 다섯 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간디를 찾아왔다. 아들이 단 것을 너무 많이 먹어 이(齒牙)가 썩을까봐서 걱정인 어머니였다. 아무리 고치려고 해도 말을 듣지 않아서, 고명하신 선생님께서 타일러주시면 고쳐지지 않을까 해서 찾아왔다고 했다.
이야기를 들은 간디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보름 후에 아이를 데리고 다시 오라고 했다. 보름 후에 특별한 처방을 기대한 어머니는 아들을 데리고 다시 간디를 찾아갔다.
간디가 아이에게 말했다.
“얘야, 단 것을 너무 먹으면 이가 상한단다. 앞으로는 줄이도록 해라, 할 수 있겠느냐?”
아이가 끄덕끄덕 했다. “나와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약속하겠느냐?” “녜”
어머니는 생각했다. 고작 그 말을 하려고 보름간이나 늦추었단 말인가? 어이없어하는 어머니에게 간디가 말했다.
“나도 설탕을 너무 좋아해서 즐겨먹는데, 어찌 아이에게 먹지 말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보름동안 나부터 설탕 먹는 일을 끊고 나서야 말할 수 있는 일이었지요.”
우스개에 불과한 이야기일까?
간디가 말한 일곱 가지 사회악은 다시 들춰보지 않을 수 없다. 도덕적, 사회적으로 타락해가는 작금의 우리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통찰력 때문이다. 그의 묘소(라즈가트, Raj Ghat)와 인근의 벽에 돌에 새겨져 있다고 한다.
1, 원칙 없는 정치 (Politics without Principle)
2, 노동 없는 부 (Wealth without Work)
3, 양심 없는 쾌락 (Pleasure without Conscience)
4, 인격 없는 지식 (Knowledge without Character)
5, 도덕성 없는 상업 (Commerce without Morality)
6, 인간성 없는 과학 (Science without Humanity)
7, 희생 없는 신앙 (Worship without Sacrifice)
지금 어수선한 우리사회에서 위에 열거한 병폐에 걸리지 않는 항목이 있을까.
나는?
외부에서 빚어지는 사회현상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기 전에 나 자신은 걸리는 것이 없는가?
질문을 내 안으로 들이대 본다.
생각해본다. 4번과 7번?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공허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서다. 그리고 자기희생은 꼭 종교인만이 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다운 글을 쓰고 있는가? 자기희생을 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해보면 글쎄...다.
앞에서 밝혔듯이 나이 먹은 게 부끄럽다!거나, 자괴감에 빠지는 일이 잦은 이유가 바로 그런 의식에서이다.
누군가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서 가리키는 모양의 손가락이 2개는 다른 사람을 가리키지만 3개는 자신을 가리킨다는 비유가 새삼스럽다.
믿고 따를 스승이 없는 것도, 사표(師表)가 되지 못하는 것도 다 서글픈 일이다.

권천학(시인·K-문화사랑방 대표)
The article is funded by the Government of Canada through the Local Journalism Initiative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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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