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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맥주 한 병 마시는 침팬지
인간의 알코올 섭취는 진화적 식습관 가능성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Sep 18 2025 01:20 PM
BBC의 보도에 따르면, 야생 침팬지들이 하루에 맥주 한 병에 해당하는 양의 알코올을 과일을 통해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일이 익으면서 자연적으로 발효돼 알코올이 생성되는데, 침팬지들이 이 과일들을 지속적으로 먹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알렉세이 마로(Aleksey Maro) 연구원은 인간의 술에 대한 선호가 침팬지와 공유한 공통 조상으로부터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간이 알코올에 끌리는 성향은 당분과 알코올이 함께 들어 있는 발효 과일을 먹으며 살아온 조상의 식습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코트디부아르(Côte d'Ivoire)와 우간다(Uganda)의 숲에서 침팬지들이 주로 섭취하는 무화과와 자두 등의 과일에 포함된 순수 알코올인 에탄올의 양을 측정했다. 이 과일들은 숲 바닥에 떨어진 뒤 자연 발효가 진행된 상태였으며, 침팬지들은 이를 자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침팬지들은 하루에 약 14그램의 에탄올을 섭취하고 있었으며, 이는 영국 기준 약 330ml짜리 맥주 한 병에 해당하는 양이다. 침팬지들이 가장 자주 섭취한 과일은 알코올 함량이 가장 높은 종류였으며, 이들이 알코올 섭취를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선호에 따라 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번 연구는 ‘취한 원숭이 가설(Drunken Monkey Hypothesis)’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평가된다. 이 가설은 인간의 음주 성향이 조상 유인원으로부터 유전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한 이론으로,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로버트 더들리(Robert Dudley) 교수가 처음 제안했으며, 그는 이번 연구에도 공동 참여했다.

침팬지의 발효 과일 섭취 습관이 인간의 알코올 선호가 공통 조상으로부터 유래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언스플래쉬
영국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 캐서린 호베이터(Catherine Hobaiter) 교수는 최근 과일을 따먹는 유인원의 행동이 더 자주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베이터 교수는 인간의 알코올 반응이 약 3천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진화적 기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며, 침팬지들이 발효된 과일을 함께 먹는 것이 사회적 유대를 형성하는 방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엑서터 대학교의 킴벌리 호킹스(Kimberley Hockings) 박사는 침팬지들이 알코올에 취할 정도로 섭취하고 있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호킹스 박사는 만약 침팬지들이 만취할 정도로 알코올을 섭취했다면, 오히려 생존 가능성이 낮아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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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